기후에너지환경부-과학기ㅅ정통부, AIDC 특별법 통과 후속조치 업무협약 체결
GW급 AI 데이터센터 대응 공동 TF 가동…재생에너지·비수도권 분산 전략 본격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장관(왼쪽)과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한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글로벌 산업 질서를 재편하는 가운데, 정부가 ‘전력’을 국가 AI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범부처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특히 초거대 AI 확산으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 정책과 에너지 정책을 직접 연계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의 후속 조치 성격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전력 공급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글로벌 AI 경쟁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많은 데이터센터와 전력을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초거대 AI 모델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폭증하면서 미국·중국·중동·유럽 주요국들은 전력망 확보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수배 이상의 전력을 소비한다. GPU 서버 수만 대가 동시에 가동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원전·재생에너지·가스발전과 직접 연계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전력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허가를 제한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정부 역시 국내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GPU 확보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며, 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와 협력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경쟁력은 결국 전력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부처는 협약을 통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국가전력계통을 활용한 신속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향후 국내에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력 공급 방안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단순 민간시설이 아니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공식 인정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협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분산 ▲재생에너지 활용 활성화 ▲국가전력계통 안정 운영 ▲부처 간 정기 실무협의체 운영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이는 수도권 전력 과밀 문제와 송전망 부족 문제를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정부는 AI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통해 지역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지원을 넘어 향후 국내 에너지 정책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I 산업 확대에 따라 안정적 전력 공급 중요성이 커지면서 원전·LNG·재생에너지·ESS(에너지저장장치)·차세대 전력망 투자 필요성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간헐성이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계통 안정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소형모듈원자로(SMR) ▲청정수소 발전 ▲LNG 복합발전 ▲초고압직류송전(HVDC) ▲지역 분산형 전원 확대 등이 AI 시대 핵심 전력 인프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경우 전력망 투자와 송전 인프라 확충 문제가 국가적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반도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전력망과 발전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며 “이번 협약은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이 본격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업무협약은 우리나라의 AI 기반시설 확보를 한층 가속화해 AI 3강 도약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가속화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첨단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전력산업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약이 향후 국가 AI 산업 정책과 전력·에너지 정책이 통합적으로 움직이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중국 중심의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망과 에너지 공급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한국 AI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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