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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탄소 줄인다더니 AI는 예외… 산업계 '친환경 모순' 도마 위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수자원 사용량은 2027년까지 최대 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 AI 산업의 물 소비량은 42억~66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에너지·자원 배분...

[기획] 탄소 줄인다더니 AI는 예외… 산업계 '친환경 모순' 도마 위

AI 확산에 전력·수자원 소비 급증…데이터센터 중심 ‘숨은 배출’ 확대

‘그린 AI’ vs ‘레드 AI’…효율 개선이 오히려 배출 늘리는 역설 제기

ESG 공시 사각지대 논란…AI 탄소까지 포함한 전주기 관리 필요

산업계가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나, 생성형 AI 확산으로 인한 전력 소비와 탄소배출 문제는 비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챗GPT 제작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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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나, 생성형 AI 확산으로 인한 전력 소비와 탄소배출 문제는 비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를 내세우면서도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인프라 확장에는 속도를 내면서 ‘탄소 관리의 이중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유니스코에 따르면, AI 확산에 따른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최신 대형 언어모델(LLM) 학습에는 약 50GWh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일부 개발도상국의 연간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AI 서비스 이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루 약 10억건의 AI 질의가 처리될 경우 연간 약 310GWh의 전력이 소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역시 2017년 이후 연평균 약 12% 증가하며 전체 전력 소비 증가 속도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 수요 증가가 탄소배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AI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냉각을 위해 대량의 물까지 사용한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수자원 사용량은 2027년까지 최대 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 AI 산업의 물 소비량은 42억~66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에너지·자원 배분 문제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국내외 정책 보고서들도 AI의 ‘이중성’을 강조한다. 국가미래전략원에 따르면, AI는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감축을 지원하는 ‘그린 AI’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연산과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전력 소비를 급증시키는 ‘레드 AI’로 작용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확대와 하드웨어 생산·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포함하면, AI 생태계 전체의 환경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같은 흐름은 산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동시에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이 기업의 ESG 평가나 공시 체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AI 모델별 에너지 소비량은 기업의 영업비밀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배출량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 탄소’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AI 사용 비용에 에너지 비용이 직접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 증가에 따른 환경 부담을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AI 활용이 일상화될수록 에너지 소비는 누적되며, 기존 산업 대비 새로운 형태의 탄소 배출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학계와 산업계는 이를 ‘AI 탈탄소 역설’로 설명한다. AI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를 줄이려 하지만, 동시에 AI 자체가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면서 결과적으로 총 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기술 효율 개선이 오히려 총 자원 소비를 늘리는 ‘제번스의 역설’과 유사한 구조로 해석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AI를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는 ‘클린 바이 디자인(clean by design)’ 접근을 제시하며, 모델 경량화와 효율 개선을 통해 최대 75%까지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소형 모델 활용과 입력·출력 최적화를 통해 최대 90%까지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해법이 실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AI 경쟁은 성능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어, 효율성보다 연산 규모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 정책과 AI 산업 정책 간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탄소배출 데이터 관리기업 관계자는 “AI는 탄소 감축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배출원”이라며 “기업이 ESG를 강조하려면 데이터센터와 AI 사용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포함한 전주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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