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으로 개발 진입장벽 낮춘다… 배그·신작 실적이 뒷받침하는 플랫폼 도전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PUBG)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AI 게임 제작 플랫폼 '오버데어(OVERDARE)'를 본격 가동한다. 크래프톤은 2023년 9월 네이버제트와 함께 총 48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 오버데어를 설립했다.
크래프톤이 408억원, 네이버제트가 72억원을 출자해 각각 85%, 15% 지분을 보유한다. 코딩 없이 누구나 게임을 만들고 수익을 올리는 C2E(Create-to-Earn) 생태계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2024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계획했으나 개발 범위 확대와 전략 재설계를 거치면서 올해로 일정이 조정됐다.
■ AI 피벗, 시장 흐름을 읽었다
오버데어의 전략 전환은 주목할 만하다. 초기에는 NFT·블록체인 기반으로 설계했으나,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AI 중심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크래프톤은 이달 8일 오버데어의 AI 기반 게임 제작 기능 '스튜디오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이용자가 채팅창에 자연어로 지시를 입력하면 AI가 게임 에디터를 직접 제어해 코딩 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다. 텍스트 입력만으로 아바타 의상을 자동 생성하는 'AI 코스튬'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현재는 스크립팅 자동화 단계까지 구현된 상태이며, 기본적인 게임 로직을 AI가 생성할 수 있다"며 "향후 아트 배치, 레벨 구성까지 AI 지원 범위를 확장해 게임 제작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의 성패는 크리에이터 수에 달려 있다. 개발 진입 장벽을 낮추는 AI 도구가 크리에이터 유입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 전환의 방향성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블록스도 올해 AI 기반 제작 도구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UGC 플랫폼 시장 전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 배그·신작 실적이 뒷받침하는 신사업 투자
오버데어에 대한 장기 투자가 가능한 배경에는 크래프톤 본업의 탄탄한 실적이 있다. 크래프톤은 작년 매출 3조3266억원, 영업이익 1조54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배틀그라운드는 올해에도 최고 동시 접속자 130만명을 넘어서며 서비스 9년 차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작년 3월 출시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와 10월 출시한 4인 협동 공포 게임 '미메시스'가 각각 스팀 글로벌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배그 외 IP로의 다변화 흐름을 만들어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올해 초 2년 내 신작 12종 출시, 총 26개 파이프라인 가동 계획을 밝혔다. 배틀그라운드와 신작 라인업이 함께 만들어내는 현금 창출력이 오버데어를 포함한 신사업 투자의 버팀목이 되는 구조다. 현재 오버데어에는 약 110명의 개발인력이 전담 배치돼 있다.
■ 남은 과제는 속도와 생태계
오버데어가 도전하는 UGC 플랫폼 시장에는 로블록스라는 거인이 있다. 로블록스의 일간활성이용자(DAU)는 작년 4분기 기준 1억 4400만명, 시가총액은 약 400억 달러 규모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오버데어 테스트 현황에 대해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최소 수준의 트래픽 환경에서 서비스 안정성과 지표를 검증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미메시스 등 신작 IP가 실적을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오버데어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음 카드다. 48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오버데어는 올해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조성이 크래프톤 플랫폼 전환의 관건이다.
오늘경제 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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