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기획] 쿠팡 독주에 맞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의 속내는 (상)

2012년 당시, 쿠팡은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쿠팡은 수조 원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통해 전국 어디에나 익일 혹은 새벽 배송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 자체를 하나의 산업으로...

[기획] 쿠팡 독주에 맞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의 속내는 (상)

-공정위 ‘김범석 총수 지정’ 이후 법 개정 논의 다시 탄력

-유통업계 “공정경쟁 출발선” 평가

-온라인 쏠림 60% 돌파…‘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공정거래위원장 주병기 / 알티케이뉴스 DB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그동안 ‘쿠팡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유통 규제 전반이 재정비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2012년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 보호와 근로자의 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강제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면서 새벽배송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그 자리를 미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이 차지하자, 정부가 지난 2월 8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통해 대형마트의 새벽 영업을 온라인에 한해 허용키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소상공인단체 반발에 부딪히자, 지방 선거를 앞두고 논의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최근 민주당은 중소벤처기업부에 신선식품을 제외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쿠팡은 어떻게 규제의 사각지대를 누렸나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기현 기자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강자이면서도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짊어져 온 규제의 상당 부분을 비껴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동일인(총수) 지정 문제였다.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을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공시대상집단)으로 지정한 뒤 쿠팡의 동일인을 김범석 의장 개인이 아닌 '쿠팡 법인'으로 봐왔다. 김 의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 그리고 그와 친족이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2023년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조항도 마련됐다. 그 예외 조건 중 하나가 ‘친족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정위의 판단은 달라졌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내에서 부사장급 직위를 보유하고, 물류·배송 정책 관련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재하며 쿠팡로지스틱스(CLS) 대표이사 등 핵심 계열사 경영진과 정기적으로 업무 실적을 점검한 사실이 현장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제공=쿠팡

이번 동일인 지정으로 쿠팡은 김범석 의장 및 친족과 계열사‧파트너사 간의 거래 내역을 파악해 공시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됐다. 매년 친족 현황을 비롯해 계열사 주주 현황을 보고해야 하며, 허위 자료 제출 시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또 김 의장과 친족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부당하게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 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주요 유통 대기업이 동일인 지정과 유통산업발전법 등 중첩 규제를 받아온 것에 비해 쿠팡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었다”며 “이번 지정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측은 반발했다. 쿠팡은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낸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 날에는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 규제의 비대칭이 만든 10년의 격차

2012년 처음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에 적용된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심야 영업이 금지되고, 월 2회 의무 휴업일을 지정하고 있다. 2013년 개정을 거치면서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 대형마트 출점도 금지됐다.

그러다 지난해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면서 대형마트 규제가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 것이다.

2012년 당시, 쿠팡은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쿠팡은 수조 원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통해 전국 어디에나 익일 혹은 새벽 배송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 자체를 하나의 산업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대형마트는 법에 묶여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지난해 11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쿠팡 한국법인의 2025년 매출액은 45조4555억 원으로 전년(38조2988억 원)보다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28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9%나 폭등했다. 당기순이익도 1조5891억 원으로 37% 증가했다. 여기에 100%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에 1조4659억 원의 중간배당금도 지급됐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대형마트 매출은 15.2%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8.6% 하락했다.

업태별 매출 비중은 온라인이 60.6%로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대형마트의 경우 매출 비중이 2021년 15.1%에서 5년 만에 8.1%로 반토막이 났다. 온라인은 같은 기간 52.1%에서 8% 이상 비중이 커졌다.

대형마트 업계는 새벽배송 허용이 현실화되면 마트 특유의 강점인 신선식품 경쟁력과 대규모 상품 구색을 바탕으로 쿠팡에 빼앗긴 시장을 일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쿠팡이 이미 구축한 물류 인프라와 소비자 충성도는 규제 몇 가지로 단기간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임원은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을 허용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이미 쿠팡 앱에 익숙해진 현실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와 여당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영업 허용 여부를 오는 2분기에는 결론 낸다는 방침이다.

한국어

English

中文

日本語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RTK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