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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외풍에 강해진 'K-산업', 체질 바꾸며 반등 신호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는... 반도체는 AI 수요라는 구조적 성장축을 확보했고, 방산은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올라탔으며, 유통은...

[기획] 외풍에 강해진 'K-산업', 체질 바꾸며 반등 신호

반도체·방산·유통 전방위 실적 개선

외부 변수 속에서도 구조적 경쟁력 입증

현대로템은 '중동형 K2 전차(K2ME) 출하식'을 열고 협력사와 함께 개조개발 중인 중동형 K2 전차 플랫폼 실물을 선보였다. 사진=현대로템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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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고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 전반에 실적 개선 흐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산업이 단기적 반등을 넘어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02.7을 기록하며 48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상회했다. 제조업 BSI는 105.9로 전월 대비 17.8포인트 상승했다. 전자·통신장비, 정밀기계,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업 심리가 단순 회복을 넘어 확장 국면으로 이동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반도체 산업 실적이 기업 경기 반등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755% 증가했고,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메모리 중심 반도체(DS)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 역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올 1분기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30조원대 중반이 전망된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방산 산업은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등 주요 4사의 1분기 합산 매출은 약 9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35% 증가할 전망이다. 동시에 이들 기업의 수주잔고는 약 120조원으로 4~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규모다.

특히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확대가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유럽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지상 무기체계, 방공 시스템, 전투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파이프라인이 확대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 대응력이 강점으로 작용하며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유통업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은 476만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한 달간 206만명이 유입되며 월별 기준 최고치도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을 비롯한 백화점 3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비 2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에 백화점 매출 구조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원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명품·K패션·K뷰티 소비가 증가했고, 이는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반영했다.

과거와 달리 산업계는 환율,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수요 변화 등 외생 변수에 대한 대응 역량이 성장 기회로 전환되고 있다. 반도체는 AI 수요라는 구조적 성장축을 확보했고, 방산은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올라탔으며, 유통은 인바운드 소비 회복을 흡수하며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내수와 투자, 고용 지표가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고 있고, 방산 역시 지정학 리스크에 기반한 수요라는 점에서 변동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개선은 단순한 업황 반등이라기보다 기업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수익 구조를 효율화한 결과로 봐야 한다”며 “수출 중심 산업을 축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내수와 투자 지표까지 개선되느냐가 본격적인 회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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