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성과급이 아파트값도 자극
동탄역롯데캐슬 한달만에 1억↑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도 신고가
야간근무 많아 셔틀 접근성 중요
1동탄·수원 구도심까지 파장우려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하루하루가 아주 난리가 아니에요. 자고 나면 억소리 나게 오른다는 말이 강남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동탄도 이리 될 줄 누가 알았나요."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권역인 광교·동탄 집값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지급될 수억원대의 성과급이 주변 지역 아파트값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초 성과급 지급이 실제 이뤄질 경우 이들 지역 매수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경기 화성 동탄 오산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최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같은 면적이 19억4000만원에 거래된 지 한 달여 만에 1억원 이상 가격이 뛴 것이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의 호가도 22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가격 부담은 커졌지만, 높아진 호가에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동탄 오산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신축 아파트를 찾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크게 늘면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또 동탄 일대가 비규제 지역에 해당돼, 주택담보대출이 자유롭다는 점이 수요자들에게 메리트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 역시 최근 19억원대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나온 매물 호가는 2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5억원 수준에 거래됐는데, 매달 신고가를 경신하며 반년 새 5억원 가까이 뛰었다.
이의동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도 매수세가 붙다보니 호가가 매달 1억원씩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수도권 남부권으로 내려오는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교와 동탄 두 지역은 삼성전자 본사와 기흥·화성캠퍼스를 배후에 둔 반도체 벨트 권역으로 꼽힌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 임직원이 1인당 6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받기로 한 점이 집값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날 특별성과급 확대 방안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최종 확정했다.
그간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2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 임직원들은 기존 연봉 등을 포함해 인당 9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광교와 동탄 중개업소에서는 삼성전자 셔틀버스 정류장 인근 단지를 찾는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반도체 사업장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통근 셔틀 접근성이 아파트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캠퍼스 통근 셔틀을 운영하며 임직원 통근을 지원하고 있다.
오산동 C공인 관계자는 "삼성전자 '셔세권'에 해당하는 여부도 중요한 매수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며 "야간 근무가 많은 직원들은 셔틀 접근성을 특히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두 지역이 여전히 비규제지역이라는 점도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며 대출 규제를 강화했는데, 광교·동탄은 여전히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규제에서 자유롭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으로 제한되지만 비규제지역은 해당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의동 D공인 관계자는 "삼성전자 직원 외에도 서울 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에게도 매수 문의가 붙고 있다"며 "서울보다 규제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거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남부권 아파트 매수세가 하반기엔 더 가팔라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 성과급 지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는데, 내년 초 실제 지급이 이뤄지면 매수세가 더 강하게 붙을 수 있어서다.
광교와 2동탄신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아파트값 상승세가 1동탄신도시와 수원 구도심 등으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교·동탄 대장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주변 지역에도 매수세가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부동산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임직원 성과급 기대가 광교와 동탄 일대 아파트값 상승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에 비해 대출 규제가 덜한 점도 매수세 유입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지역 아파트 값이 오르면서 경기 남부 지역 안에서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관심도가 덜했던 수원 구도심이나 동탄1신도시 등으로도 매수세가 옮겨붙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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