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알고리즘이 흥행 좌우…식품 트렌드 ‘초단기 순환’ 고착화
가성비·펀슈머 기반 바이럴 상품 급증…기업 개발 방식도 전환
판매를 기다리고 있는 두바이쫀득쿠키와 버터떡. 사진=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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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인스타그램 등 SNS 숏폼 알고리즘이 식품 유행을 좌우하면서 식품업계의 흥행 공식이 콘텐츠 기반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디저트 유행의 ‘반감기’는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으로 검색수를 추산하면 과거 크로플은 유행의 정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160일 이상 유행을 지속했다. 하지만 탕후루는 50여일, 두바이 초콜릿과 두쫀쿠는 각각 10~20일 수준으로 축소됐다. 최근 버터떡의 경우 검색량이 정점에 도달한 이후 열흘 내 하락세로 전환되며 초단기 소비 패턴이 고착화되고 있다.
디저트 키워드의 검색량은 수일 내 최고치에 도달한 뒤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으며, 해시태그 게시물도 단기간에 수만 건 단위로 생성된다. 동시에 원재료 판매량도 급등하는데, 버터떡 유행 이후 찹쌀가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고, 관련 전분류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 효과는 즉각적이다. 유행 아이템 도입 시 베이커리·디저트 업종 매출은 분기 기준 약 10% 가까이 상승하며, 일부 매장은 매출이 2배 수준까지 증가한다. 하지만 유행이 꺾인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재고 부담이 발생하는 등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두쫀쿠의 월평균 판매량은 정점 이후 20% 이상 감소하며 ‘악성 재고’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로 두쫀쿠, 봄동비빔밥, 버터떡 등이 연속적으로 등장했다. 두쫀쿠는 SNS 레시피 콘텐츠를 통해 확산되며 전국 카페 메뉴를 장악했고, 이후 봄동비빔밥은 로컬 감성 콘텐츠와 결합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했다. 뒤이어 등장한 버터떡은 상하이식 전통 디저트를 변형한 형태로, 숏폼 영상과 먹방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가장 최근 바이럴 된 버터떡의 경우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게시물이 1만3000건을 넘었고, 검색 트렌드는 열흘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일부 카페에서는 하루 판매 물량이 오픈 직후 완판되며 추가 생산 대기 수요가 발생했고, 재고 위치를 공유하는 ‘버터떡 맵’까지 등장했다. 관련 상품을 출시한 프랜차이즈에서는 디저트 판매량 1위를 기록하거나, 판매량이 300% 이상 증가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기업들의 대응도 속도전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두바이 스타일 피스타치오 제품을 건과·빙과 등 6종으로 확대하며 유행 대응 상품군을 빠르게 늘렸고, 일부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완판되며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크라운제과 역시 SNS에서 유행한 레시피를 반영한 제품을 한정 수량으로 출시하며 바이럴 기반 상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통 채널 역시 유행 확산의 핵심 축으로 작동한다. 홈플러스는 버터떡 만들기 특강을 전국 70여개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며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했고, 사전 접수 인원이 수천 명 몰리며 조기 마감됐다. 편의점과 베이커리, 카페 프랜차이즈도 잇따라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유행 확산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구조다.
지역 브랜드를 전국 단위 소비로 확장시키는 순기능도 있다. 버터떡 이후 주자로 떠오른 창억떡은 광주의 한 떡집으로 유튜브와 SNS를 통해 호박인절미가 확산되며 검색량이 2주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매장에서는 이른바 떡픈런 현상이 발생하고, 온라인 주문이 급증해 배송 지연이 발생하는 등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홈쇼핑 채널 역시 해당 상품을 편성하며 유통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SNS 알고리즘 기반 식품 유행은 펀슈머(재미 소비) 형태로 소비자는 단순한 맛보다 콘텐츠 경험과 인증 가능성을 중시한다. 인플루언서와 플랫폼은 새로운 메뉴를 제시하고, 소비자들은 빠르게 다음 유행으로 이동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장기 트렌드 개발보다 단기 흥행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을 빠르게 기획·출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유행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지면서 피로감과 리스크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반복되는 유사 패턴의 콘텐츠와 제품 출시로 소비자 관심도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대형 자본의 시장 진입은 공급 과잉과 유행 조기 종료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매운맛, 저당 등 장기 트렌드가 시장을 견인하던 구조와 달리, 현재는 뚜렷한 메가 트렌드 없이 단기 유행이 연속되는 양상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R&D 연구소에서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SNS에서 이미 형성된 유행을 얼마나 빠르게 제품으로 구현하느냐가 경쟁력”이라며 “다만 유행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면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도 지속성이 떨어지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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