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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SK에코플랜트, 다년간의 '탈건설' 통했다… 반도체 매출 첫 과반

SK하이닉스 양산총괄 부사장 출신 김영식 사장을 올해 신임 CEO로 앉혔다. 전통 건설사 수장에 그룹 내 반도체 전문가를 선임해 AI 인프라 기업 도약이라는 특명을 맡긴 것이다. ■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센터 순항...

[기획] SK에코플랜트, 다년간의 '탈건설' 통했다… 반도체 매출 첫 과반

'AI 인프라 솔루션 프로바이더' 선언… 건설 비중 69%→29%로 급감

사진=SK에코플랜트

시공능력 9위 SK에코플랜트의 매출 구조가 완전히 뒤집혔다. 2024년까지 70%에 육박하던 전통 건설 부문의 비중이 30%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그 빈자리는 하이테크(반도체) 사업이 채웠다. 오랫동안 추진해 온 체질 개선이 마침내 숫자로 입증되며, 건설사가 사실상 반도체 회사로 탈바꿈한 셈이다.

■ 1년 만에 12배 뛴 반도체… 수주 잔고만 7조

숫자가 말해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SK에코플랜트의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4조7117억원이다. 전체 매출(8조7927억원)의 53.6%를 차지한다. 2024년 동기 비중(4.59%)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2배가량 폭증하며 처음으로 과반을 넘겼다. 작년 3분기 기준 반도체 부문 수주 계약 잔액도 약 7조원에 달한다.

반면 도로·건축을 맡는 기존 솔루션(건설) 부문 매출 비중은 69%에서 29%로 급감했다.

수익성도 폭발적으로 개선됐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1574억원으로 2024년 동기(-69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누적 순이익(8044억원)은 14배 이상 뛰었다. 청주 M15X 팹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고수익 하이테크 물량이 실적에 본격 반영된 결과다.

■ 환경 덜고 소재 품어… '밸류체인' 완성

구조 전환의 핵심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8월 글로벌 투자회사 KKR에 환경 자회사 3곳을 1조7800억원에 매각했다. 한때 주력이던 환경 부문의 무게를 대폭 덜어냈다.

대신 'AI 인프라 설루션 프로바이더'라는 청사진을 세웠다. 2024년 에센코어(반도체 모듈)와 SK에어플러스(산업용 가스)를 편입한 데 이어, 작년 말에는 SK트리켐(전구체), SK레조낙(식각가스) 등 반도체 핵심 소재 4개사를 추가로 품었다. 단순 시공(EPC)을 넘어 핵심 소재 공급과 모듈 유통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전 생애주기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수장도 교체했다. SK하이닉스 양산총괄 부사장 출신 김영식 사장을 올해 신임 CEO로 앉혔다. 전통 건설사 수장에 그룹 내 반도체 전문가를 선임해 AI 인프라 기업 도약이라는 특명을 맡긴 것이다.

■ '미션 크리티컬' 데이터센터 순항

울산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반도체에 이은 새로운 캐시카우는 AI 데이터센터다. 단순 시공을 넘어 전력 안정성과 열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하이퍼스케일급 인프라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현장이 SK텔레콤·AWS와 함께 추진 중인 총투자비 7조원 규모의 '울산 AI 데이터센터'다. 단 한 번의 멈춤도 허용되지 않는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 역량이 필수적인 사업이다. 작년 8월 기공식을 열었고, 내년 1단계 가동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를 공급하는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고수익·저위험 중심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했다"며 "AI 인프라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술력 강화와 운영 효율화를 지속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7조 차입금과 IPO… "성장과 재무 건전성의 줄타기"

하이테크 부문의 화려한 약진에도 과제는 뚜렷하다. 반도체 관련 수주의 상당 부분이 SK하이닉스 등 그룹사 내부(캡티브) 물량에 집중돼 있다. 외부 고객사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재무 부담도 만만찮다. 사업 다각화 투자가 이어지며 작년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7조1993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40%대다.

기업공개(IPO)도 눈앞이다. 2022년 프리IPO 당시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상장 기한이 올해 7월이다. 과거 자회사 매출 과대 계상에 따른 금융당국 제재 이력 등 심사 과정의 변수를 돌파해야 한다.

건설 비중을 29%로 줄이고 반도체를 54%로 키운 포트폴리오 대수술은 확실한 실적으로 증명됐다. 도약의 기회가 열렸지만, 7조원대 차입금과 IPO라는 그림자가 함께 따라다닌다. 하이테크 성장의 속도와 재무 건전성 확보라는 두 축의 균형이 올해 SK에코플랜트 경영의 핵심 과제다.

오늘경제 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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