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데이터·인재 경쟁…초기 스타트업은 적자 부담
세액공제는 흑자기업 유리…대형 기관 중심 AI 구조
“버티컬 AI 육성 필요”…스타트업 참여 확대 요구도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며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혜택은 대기업과 대형 기관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챗 GPT 제작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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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며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확대했지만, 실제 혜택은 대기업과 대형 기관 중심으로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와 인프라 부담이 큰 데다, 현행 세제지원 구조가 흑자 기업 중심으로 설계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5일 국회예산정책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AI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분야는 일반 연구개발보다 높은 세액공제율이 적용되며,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전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행 지원 구조가 실제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산업은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큰 분야로 GPU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확보, 연구인력 채용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AI 스타트업과 초기 기업은 적자 구조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현행 세액공제는 이익이 발생한 기업일수록 활용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국가전략기술 세제지원 효과가 기업 규모별로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산업은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크고 수익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어 적자 상태의 스타트업은 세액공제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AI 산업 구조 자체가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스타트업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생성형 AI 개발에는 대규모 GPU 자원과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인데, 최근 글로벌 GPU 가격 상승과 데이터센터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초기 기업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 AI 사업에서도 규모의 경제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2025년 공공부문 AI 도입현황 연구’에 따르면 공공부문 인공지능 도입 계약은 총 6975건으로, 이를 수행한 공급기업은 1803개로 집계됐다. 다만 실제 대규모 사업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대형 기관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계약금액 역시 일부 기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업계는 AI 산업 특성상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기업에 유리한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는 단순 소프트웨어 산업과 달리 대규모 데이터와 GPU, 고급 연구인력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자금력 격차가 기술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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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업계는 특히 정부 지원 체계가 성과와 투자 규모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기존 대기업 중심 구조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AI 분야에는 대형 기업일수록 자체 데이터와 고객 기반, 연구인력 확보가 용이한 데다 정부 사업 참여 경험도 많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스타트업 단체들도 최근 정부에 AI 국가전략 수립 과정에서 스타트업 참여 확대 필요성을 건의했다. 이들은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는 대기업이 주도하더라도, 산업별 특화 서비스와 버티컬 AI 시장에서는 스타트업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범용 AI 모델 경쟁에서는 자본력 차이가 크지만, 의료·교육·물류·제조 등 산업별 특화 AI 시장에서는 스타트업의 빠른 실험과 서비스 적용 능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단순 세액공제 확대만으로 초기 기업 지원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세액공제는 기본적으로 이익이 발생한 기업 중심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구조인 만큼, 적자 상태의 스타트업은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세액 환급 방식이나 초기 실증 지원, 공공 테스트베드 확대 등 보다 직접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심 인프라 투자 자체는 필요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세액공제 확대만으로는 초기 기업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사업화와 데이터 확보까지 연결되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은 결국 다양한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되느냐가 중요한데, 현재 구조에서는 자본력이 큰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기업들이 기술 실험과 시장 검증을 할 수 있는 환경까지 함께 만들어야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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