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공연예술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충북지역 공연예술계가 공공지원금 의존과 관객 부족, 수입 불안정 등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AI 생성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문화예술의 창작과 제작, 홍보·유통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그러나 충북 공연예술계는 여전히 공공지원금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충청일보는 지역 공연예술인 실태조사와 현장 의견을 토대로 공연예술계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AI 활용 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충북지역 공연예술인 상당수가 공공지원금 없이는 정상적인 공연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금에 의존하는 데다 관객 부족과 불안정한 수입까지 겹치면서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자생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공연 제작과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지역 공연예술계는 여전히 공모사업 중심의 운영 구조에 머물러 있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대응이 요구된다.
충청일보가 실시한 '충북 공연예술인 실태조사' 응답자료 112건을 분석한 결과 공연 제작비에서 공공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응답은 28건(25.0%), '60~80%'는 36건(32.1%)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57.1%가 공연 제작비의 60% 이상을 공공지원금에 의존한다고 답한 셈이다.
반면 공공지원금 비중이 '20% 미만'이라는 응답은 16건(14.3%)에 그쳤다.
지원사업 선정 여부는 공연 개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공연 진행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44건(39.3%)은 '거의 어렵다', 8건(7.1%)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의 46.4%가 지원금 없이는 정상적인 공연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축소해 진행한다'는 응답도 56건(50.0%)에 달한 반면 '대부분 가능하다'는 응답은 4건(3.6%)에 불과했다.
공공지원금이 지역 공연예술 활동을 유지하는 핵심 재원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연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출연료와 연습비, 무대 제작비, 음향·조명비, 대관료, 홍보비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료 관객 확보가 어려운 지역 공연시장에서 입장권 판매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지원사업에 선정돼야 공연을 제작할 수 있고 공연이 끝나면 다음 공모사업을 준비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
지역 공연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어려움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했다.
활동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복수응답 문항에서는 예술인 수입 부족과 관객 부족, 공연 제작비 부족, 청년 예술인 감소, 홍보 어려움 등이 주요 문제로 꼽혔다.
공연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강의와 레슨, 일반 직장 근무 등을 병행한다는 응답도 확인됐다.
지역 공연시장의 자생력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이었다.
'충북 공연예술 시장은 자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50건(44.6%)이 '그렇지 않다', 8건(7.1%)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응답이 58건(51.8%)으로 절반을 넘은 반면 긍정적인 응답은 20건(17.9%)에 머물렀다. '보통'은 34건(30.4%)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예술인은 지역 공연예술 정책의 시급한 과제로 "중·소 공연장 시설 확충과 대관료 지원 등 창작환경 마련"을 꼽으며 "언제나 공연을 볼 수 있는 공연장과 가동률을 높이는 기획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응답자도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공연할 수 있는 자생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지원은 지역 주민의 문화향유권 보장과 문화적 다양성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특히 관객 규모가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민간시장만으로 공연예술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지원금이 일회성 공연 제작에만 투입되고 재공연이나 관객 확보, 콘텐츠 유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공연 제작 지원과 함께 관객 개발, 유료 공연 활성화, 민간 후원 확대 등 자체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적 전환이 요구된다.
AI 기술의 확산은 이러한 변화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공연 홍보물과 영상 콘텐츠 제작, 온라인 마케팅 등에 AI를 활용하면 소규모 공연단체도 제작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관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충북 공연예술계의 과제는 지원금으로 공연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이 다시 관객을 만나고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공공지원이 예술인의 생존을 넘어 자립과 성장의 기반이 되도록 공연예술 생태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재옥·박장미기자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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