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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노란봉투법 시행, 선진적 노사관계가 먼저다

노란봉투법의 IT업계 첫 사례는 카카오다.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의 품질관리(QA), 인프라 운영 등을 맡고 있었는데 최근 카카오는 디케이테크인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기자수첩] 노란봉투법 시행, 선진적 노사관계가 먼저다

[SRT(에스알 타임스) 장성열 기자] 자회사·하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노조법 2·3조 개정안(이하 노란봉투법)이 자회사가 많은 IT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 보장 및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노란봉투법의 IT업계 첫 사례는 카카오다.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의 품질관리(QA), 인프라 운영 등을 맡고 있었는데 최근 카카오는 디케이테크인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지난 12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케이테크인의 고용불안 규탄 및 실질 책임자인 카카오의 책임을 촉구했다. 디케이테크인의 노동자들은 10년 이상 카카오의 QA 업무를 수행하며 서비스 품질을 책임져 온 핵심 인력이지만 회사는 고용안정 대책 없이 사직을 강요하며 노동자들을 불안으로 내몰았다고 전해진다.

NHN 또한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있는 데 따라 구성원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NHN은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여행·교육 플랫폼 등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왔다. 그 결과 계열사는 2021년 86개에서 2025년 66개로 감소했다. 화섬식품노조 NHN지회에 따르면 NHN 그룹사내 전환배치 대상자는 110여명이다. 노조는 지난 4일 판교 NHN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NHN에듀의 아이엠스쿨 서비스는 2025년 10월 종료된 이후 전환배치 절차를 진행했으며 NHN 본사에서도 NOW, NSC 등 게임 프로젝트 사업 종료 부서 소속 70여명이 전환배치를 요구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임금 노동자는 정규직, 비정규직 등을 모두 합쳐 2,100만명에 이른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 중 적지 않은 수가 원청이 아닌 자회사·하청 노동자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대형 IT 플랫폼 기업에서는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원청이 아닌 자회사나 하청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다만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조의 쟁의 범위 확대는 논쟁거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 전엔 쟁의 대상이 임금·근로조건 등에 한정됐지만, 시행 이후엔 해고·구조조정 등 경영상 결정도 쟁의 행위 사유로 인정된다. 경영계는 쟁의가 더 늘어날 가능성 때문에 우려감이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모비스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부 매각을 위해 프랑스 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 차원이다. 그러나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 노조는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매각 반대와 함께 원청 교섭을 요구했다.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노란봉투법에 따라 파업 가능성도 존재한다. 매각 협상 과정에서 노조 변수가 떠오를 수 있는 셈이다.

노동계에는 "진짜 사장 나와라" 라는 말이 있다. 자회사와 하청 뒤에 숨은 ‘진짜 사장’인 원청 기업이 자회사와 하청 기업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제대로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매우 효과적인 집행 장치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법이 시행됨에 따라 건강한 노사관계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보완해 나갈 점이 있을 수 있다. 모회사나 원청 사측에서도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질서 있는 노사의 교섭도 요구될 것이다. 분명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진통으로 선진적이고 질서 있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지금은 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기 때문에 아직 커다란 노사 갈등이 없거나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사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도 노동계 나름대로, 사측도 사측 나름대로의 입장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진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선진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이번 노란봉투법 시행은 보다 선진적인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노동조건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던 자회사·하청 노동자들, 특히 대규모 IT 플랫폼 기업의 하청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노동조건 아래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란다.

ⓒ장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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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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