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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20억 챙기고 물러난 KT 경영진…해킹 청구서는 주주·고객 몫

IT·중기부 손지하 기자 KT의 2026년 1분기 실적표는 숫자보다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 영업이익 4827억원, 전년 동기 대비 29.9% 급감. 당기순이익 3883억원, 31.5% 감소. 수치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숫자들이...

[기자수첩] 20억 챙기고 물러난 KT 경영진…해킹 청구서는 주주·고객 몫

KT 1분기 영업이익 30% 급감

'책임 없는 경영' 반복의 민낯

IT·중기부 손지하 기자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KT의 2026년 1분기 실적표는 숫자보다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 영업이익 4827억원, 전년 동기 대비 29.9% 급감. 당기순이익 3883억원, 31.5% 감소. 수치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숫자들이 왜 나왔느냐다.

지난해 펨토셀 해킹 사태로 약 23만 8000명의 가입자가 이탈했고 수습 비용만 4500억원에 달했다. 그 모든 대가는 고객과 주주가 치렀다. 사고를 낸 경영진은 연봉 17억원에 장기 성과급 3억원을 더한 보수를 수령하고 퇴임했다. 이것이 KT의 문제다. 실적이 아니라 책임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

KT새노조가 이번 실적을 "예정된 청구서"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의 무분별한 확장 경영, 황창규 전 회장 재임 시절의 아현 통신구 화재, 이번 김영섭 전 사장 체제의 해킹 사태. 낙하산 외부 인사가 경영을 맡을 때마다 통신의 기본이 흔들리고 그 피해는 반복적으로 현장과 고객에게 전가돼 왔다는 주장이다. 패턴이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의 실패임을 방증한다.

핵심은 이것이다. 경영 실패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지 않는 관행이 지속되는 한 경영진에게 긴장감이 생길 이유가 없다. 해킹이라는 전례 없는 보안 사고를 낸 최고경영자가 20억원 안팎의 보수를 받고 자리를 떠났다. 결과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에서 다음 경영자가 다르게 행동할 유인은 무엇인가.

이번 실적에서는 사업 구조의 한계도 드러났다. 그룹 실적의 하방을 지탱한 것은 통신이 아니라 자회사 KT에스테이트의 부동산 분양 수익이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9% 급증한 2374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의 충격을 완충했다. 반면 KT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기업 서비스 매출은 2.2% 감소했고 KT클라우드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팔란티어와의 파트너십 성과는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는 말뿐 수치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통신 대기업의 실적을 부동산 분양 수익이 방어하는 구조는 본업 성장 둔화를 비통신 계열 수익으로 보완하고 있는 현재의 사업 구조를 보여준다. 반면 KT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AI·기업 서비스 부문의 실질적인 수익 기여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KT는 실적 발표 날 'AX 플랫폼 컴퍼니' 전환 비전과 함께 올해 조정 영업이익 1조 5000억원 목표를 제시했다. 민혜병 CFO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AI 기반 실시간 탐지 체계와 24시간 원스톱 해결센터 구축을 약속했다. 주주를 향해서는 연간 최소 주당 배당금을 기존 1960원에서 2400원으로 22% 올리는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박윤영 신임 CEO 체제의 첫 과제는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라 무너진 통신 본업의 신뢰와 책임의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처분도 아직 남아 있다. KT의 해킹 청구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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