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흔드는 ‘삼전닉스 레버리지’…전문가 대책은
금감원장, 자산운용사 CEO 만나 “거짓·과장광고는 엄중 사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앞줄 가운데)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각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 업계 간담회 열고 논의…2012년 ELW 안정 방안 선례 주목
‘리밸런싱’ 기준 유연화·단일종목 ETF ‘상품 규모 자체 제한’도 거론
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코스피 변동성이 증폭되자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서는 2011년 고위험·고수익 파생상품 주식워런트증권(ELW) 과열 당시 대책처럼 투자자 기본 예탁금을 대폭 상향하는 등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0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운용사의 거짓·과장광고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ETF 운용 과정에서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와 함께 괴리율 관리 등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또 “올해 상반기 우리 자본시장은 지수 상승 등 유례없는 양적 성장과 쏠림 현상, 변동성 심화 같은 리스크 요인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부작용도 언급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증권사·자산운용사 관계자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달부터 고위급부터 실무진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융투자업계와 소통하며 대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와 학계 등에선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상장폐지’와 같은 고강도 대책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데다 강제 청산되면 투자자 피해는 물론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대책은 기존 1000만원인 투자자 기본 예탁금을 대폭 상향하는 방안이다. 투자자 사전 의무교육 강화, 투자 적격성 심사 강화 등 진입 요건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2010~2012년 옵션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고위험·고수익 파생상품 주식워런트증권 과열을 가라앉혔던 방안이기도 하다. 세계 2위 규모를 차지할 만큼 투기로 번진 ELW 사태 당시 금융당국은 기본 예탁금(1500만원)을 도입하고, 투자자 교육 의무화 등으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시장 건전화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스캘핑(초단타매매) 제재, LP 호가 제한, 이상거래 감시 등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단일종목 레버리지 규모가 더 이상 커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사람들만 들어오게 하는 진입 규제가 제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배수를 맞추기 위해 LP들이 진행하는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기준을 2배가 아닌 1.5배로 낮추는 등 유연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물리적 규모 자체를 제한하는 것도 대책으로 꼽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자산총액(AUM) 한도를 설정해 ETF 규모 확대를 제한하고 자산운용사의 신규 상장을 금지하는 것이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ELW 시장이 투기화되자 시장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만드는 방향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며 “이같이 진입 장벽을 높이고 시장의 관심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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