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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고]포용금융, 성과와 이면의 과제

지난 상반기 정부의 포용금융정책은 분명한 성과를 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는 한 자릿수대로 낮아졌고, 청년의 사회 진입을 돕기 위해 금융 이력이 아닌 미래 상환 가능성을 보고 대출해주는 ‘청년미래이음 대출’도 선보였다.

[기고]포용금융, 성과와 이면의 과제

지난 상반기 정부의 포용금융정책은 분명한 성과를 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는 한 자릿수대로 낮아졌고, 청년의 사회 진입을 돕기 위해 금융 이력이 아닌 미래 상환 가능성을 보고 대출해주는 ‘청년미래이음 대출’도 선보였다. 작년 10월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10조원(89만명)이 넘는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추심을 즉시 중단시켰고, 사회취약계층의 채권 2조3000억원(27만명)은 심사 없이 우선 소각해 오랜 기간 채무의 굴레에 갇혀 있던 이들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했다.

불법사금융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지는 ‘원스톱 지원’을 시행해 불법추심 2000여건을 중단시켰다.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며 연체채권을 회수 중심으로 관리해오던 행태를 개선하고, 매입채권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등 잔인한 장기·과잉 추심 관행도 손질했다.

그간의 성과는 당장의 고통을 덜어주는 ‘긴급조치’의 성격이 강했다. 지금까지의 포용금융이 ‘구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한시적 정책에 머물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급격한 경기 충격 속에서 신용을 잃고, 금융에서 배제된 이들의 상당수는 개인의 무능력이 아니라 구조적 충격의 피해자였다. 사회초년생처럼 애초에 신용 이력조차 없는 이들에게는 금융시장에 진입할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포용이냐 신용이냐’가 아니라, ‘포용을 거친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금융시장으로 돌아오게 할 것인가’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출범시킨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은 금융 구조를 포용적으로 다시 설계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반길 만하다. 특히, 정부가 다음 과제로 제시한 개인 신용평가체계 개편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의 연체 이력만이 아니라 신용회복 과정과 미래 성장성을 함께 평가하겠다는 방향은, 포용금융을 ‘일회성 구제’에서 ‘금융시장으로의 진입경로’로 바꿀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도입하고 전담 최고임원을 두어 금융회사 스스로 포용금융을 내재화하도록 유도하려는 시도, 금리단층을 완화해 중저신용자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계획,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신설해 정책서민금융 재원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구상은 ‘지원’을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포용금융은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시혜적 또는 예외적 개념이 아니다. 포용적인 금융시스템은 금융취약계층이 정책서민금융에서 벗어나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할 기회를 제공하고, 채무를 성실히 상환하면 단계적인 신용점수 상승과 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명확한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신용이란 ‘갚을 능력과 갚고자 하는 의지의 합’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정책의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 이는 ‘신용이 곧 재산’이라는 오랜 금융의 원칙과도 결코 배치되지 않는다.

포용금융의 제도화와 항구화를 논의하는 지금이야말로, 그 사다리의 나머지 칸을 채워 넣을 적기이다.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듣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포용금융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해본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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