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이 (예)육군대장, 밀리테크협회장
미중 패권 경쟁은 단순히 경제·군사적 우위를 넘어 민주주의(미국 중심)와 전체주의(중국 중심)라는 가치와 체제의 대결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미국 중심의 서방 진영에 맞서 북한, 러시아 등과 반(反)서방 공조를 강화하며 이른바 신냉전 구도를 심화시키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의 본질은 무역, 기술(AI, 반도체), 군사적 긴장, 이데올로기 경쟁이 복합된 전방위적 경쟁인데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하며 중국은 이를 일방주의라 비판하며 반서방 진영의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2021년 노동당 제8차 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통일이라는 꿈은 더 아득히 멀어졌다”고 선언했다. 2023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김정은의 인식은 이미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신 김정은은 “강력한 국방력만이 조국통일위업 달성의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민족 대단결과 연방제 등 기존의 북한식 통일론과는 거리를 유지했다.
향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라는 성과를 발판으로 ‘영토완정(領土完整)’을 내세운 공세적 무력통일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통일노선 전환의 이유를 내부적으로 설명하는 데도 이러한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2026년 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작전과 이후 이어진 대이란 강경책은 미국의 미주 대륙 내 패권 재확립, 마약·테러 조직 척결, 그리고 석유 자원 및 지정학적 주도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 작전은 서로 연계돼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 독트린’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두 작전의 공통적인 배경과 의도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미국의 반대편에 선 주요 국가들로 마두로 체포는 남미의 좌파 정권 척결을, 그리고 이란 압박은 중동의 반미 정권 타격을 목적으로 하며 두 작전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강력한 마약·테러·핵전쟁을 명분으로 전체주의 국가 연대를 와해시키고 미중 패권 경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 한 패권확장전략이다.
한반도 유사시 대한민국의 짧은 작전적 종심을 고려할 때 대담한 전격전을 통한 단기 결전 전략은 북한이 언제라도 채택할 수 있는 대안이다. 북한은 핵을 앞세우고 비대칭 전력을 이용해 국지적인 분쟁을 일으킨 다음 상황의 추이를 보며 확전 가능성을 판단하는 변칙적이고 유연한 방식의 핵융합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개전 초기 단계에서 북한은 핵, 미사일, 방사포, 특수전 요원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한 뒤 미군이 개입하기 전에 제1전선의 대규모 재래식 전력으로 전격전식으로 대한민국을 석권하려 할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대한민국은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기반으로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KAMD, KMPR)를 고도화하고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비핵 첨단 전략무기를 전력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이버전자전(CEW)은 전자기 스펙트럼과 사이버 공간을 융합해 적의 지휘통제 및 무기체계를 교란, 파괴, 마비시키는 소프트킬(Soft-kill) 군사활동이다. 물리적 타격 없이 적의 지휘통제체계를 마비시키고 전자장비를 무력화해 전쟁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이버전자전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확보하면 고위력 탄도미사일(현무 시리즈), 전술지대지유도탄(KTSSM), 스텔스전투기 및 정밀타격 드론, 전자공격 무기체계(EW)와 한국형 3축체계 등 고도화된 비핵 첨단 전략무기체계를 활용해 지휘부와 군사 핵심 시설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타격해 정권 차원의 종말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북핵 위협에 대비해 첨단 재래식 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 도발을 억제하고 실제 도발 시에는 미국의 확장 억제와 결합해 사이버전자전과 비핵 첨단 전력의 융합작전으로 이를 무력화하는 대응태세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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