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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UN AI Hub 한국유치, 한국의 미래를 바꿀 기회

AI 강국은 반도체를 많이 만들고 서비스를 빨리 도입한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 진정한 강국은 기술, 인재, 규범, 국제협력, 공공성이 함께 서는 나라다. UN AI Hub가 한국에 자리 잡는다면 한국은 AI 산업을 키우는...

[기고] UN AI Hub 한국유치, 한국의 미래를 바꿀 기회

한만중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

한국을 AI 강국으로 견인할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제 교육이 응답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이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실무를 총괄해 온 UN AI Hub 한국 유치 추진은 지금 한국 사회가 크게 주목하지 못하고 있지만 매우 중요한 국가적 전환점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UN AI 허브 유치지원 TF 회의'를 열고 UN AI Hub의 한국 유치를 정부 차원에서 공식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김 총리의 미국·스위스 방문을 계기로 ILO, IOM, ITU, WHO, WFP, UNDP 등 6개 유엔 기구와 협력의향서가 체결됐고, 올해 상반기 공식 출범을 목표로 후속 추진이 진행되고 있다. 차 의원은 이 구상의 제안자이자 유치위원회 간사로서 UN 기구별 협의 과정의 실무를 총괄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이 일의 의미는 단순히 국제기구 사무소 하나를 더 유치하는 수준이 아니다. UN AI Hub는 일부 유엔 전문기구들의 AI 관련 기능과 한국 정부·민간 영역이 협력하는 글로벌 AI 협력 플랫폼을 한국에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기술 협력만이 아니라 AI 규범, 윤리, 질서, 민주주의, 글로벌 공공문제 해결까지 포함된다. 다시 말해 이것은 한국이 '기술을 잘 쓰는 나라'를 넘어서 'AI 시대, 국제 규칙과 공공 거버넌스를 함께 설계하는 나라'로 올라설 수 있느냐를 가르는 문제다.

그런 점에서 이 사안은 언론과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 공식 보도자료와 일부 정치·정책 기사에서 이 사안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지만, 국가 전략과 교육·산업·국제협력 전반에 미칠 잠재적 파급력에 비하면 아직 대중적 주목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것은 조용히 지나갈 일이 아니다. 이번 계기가 한국의 위상을 AI 강국으로 견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AI 강국은 반도체를 많이 만들고 서비스를 빨리 도입한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 진정한 강국은 기술, 인재, 규범, 국제협력, 공공성이 함께 서는 나라다. UN AI Hub가 한국에 자리 잡는다면 한국은 AI 산업을 키우는 나라를 넘어 AI의 국제 기준과 공공 의제를 함께 만드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 그것은 곧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 청년 인재들이 세계적 협력망 안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교육도 이 변화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 AI 환경이 이미 산업과 외교의 문제가 됐다면 교육은 더 이상 뒤따라가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AI 도구를 빨리 익히는 것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검증하고, 비판하고, 공공의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이다.

국제사회가 기술과 질서 윤리와 민주주의를 함께 논의하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데 학교가 여전히 기술 사용법만 가르친다면 교육은 시대를 놓치게 된다.

앞으로의 교육은 세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첫째는 문해력과 사유력이다. AI가 정보를 읽고 정리해주는 시대일수록, 사람에게는 그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 둘째는 윤리와 공공성 교육이다. AI를 편리한 도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편향, 개인정보, 책임, 민주주의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 셋째는 교사의 역할 전환이다. 교사는 기술에 밀려나는 사람이 아니라 AI 시대에도 학생의 질문과 판단, 협력과 성장을 이끄는 교육의 중심이어야 한다. 국제적 AI 환경의 변화는 결국 교실의 교육과정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UN AI Hub 한국 유치 추진은 조용하지만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이 AI 시대의 국제질서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라, 그것을 함께 설계하고 주도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리고 그 기회를 현실의 힘으로 바꾸는 시작점은 결국 교육이다. 이제 우리는 AI를 산업정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와 교육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육이 준비되지 않은 AI 강국은 오래갈 수 없다. 이번 계기를 바탕으로 한국 교육도 AI 시대에 걸맞은 더 깊고 더 공공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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