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시장 ‘질적 성장’ 새닻
추진단 발족… 토론·시민 검증
市에 140개 사업·지표 등 전달
비전보고 결실 ‘시정 미래 기대’
이세정 목사·前 경기도 복지여성실장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단 80일만에 불가능해 보이던 세계일주 도전에 성공한다. 성공의 비결은 그의 불굴의 도전 정신과 현장의 궂은일을 도맡은 하인 파스파르투의 헌신, 위기의 순간마다 그와 함께 싸운 연인 아우다 부인의 조력, 그리고 시차(時差)라는 창조주의 섭리에 있었다.
수원에서도 이에 못지않게 치열하고 감동적이었던 80일간의 ‘수원 대전환 여정’이 펼쳐졌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민선 9기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과거 민선 8기의 ‘양적 성장’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수원대전환의 완성’이라는 새로운 닻을 올렸다. 단순한 외형적 확장을 넘어 행정의 내실을 기하겠다는 선언이다. 복지비 지출 규모, 기업 창업 수, 방문관광객 수 같은 수치상의 실적 대신 시민의 생활비 부담 감소, 양질의 일자리 증가, 관광 파급효과 같은 ‘실질적 체감 성과’로 행정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시민의 표를 의식하는 정치적 계산 대신 집단지성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동반자적 행정의 길을 기꺼이 선택했다. 민선 9기가 가야 할 길을 시민에게 직접 물은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을 위해 수원시는 지난 6월22일 70명으로 구성된 ‘대전환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은 생활안전 민생도시, 문화관광 상생도시, 첨단과학 연구도시의 3개 분과로 나뉘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와 활동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보태는 ‘브레인스토밍’이 아닌, 꼭 필요한 핵심 과제만 엄선하는 ‘구조화된 심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360개 현안 사업의 실현 가능성, 시대 흐름, 재정 여건, 사업 효과 등을 냉정하게 따졌으며 필요시 현장 방문과 이해관계자 면담을 병행했다. 추진단 모두는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정된 자원 안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찾아달라”는 시장의 주문에 부응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35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필자 역시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속 충직한 하인 ‘파스파르투’처럼, 추진단의 발걸음에 묵묵히 보조를 맞추며 겸허한 자세로 이번 여정에 온 마음을 다했다.
추진단은 모두 10차례의 분과 토론과 3차례의 합동 토론을 거쳤다. 물론 추진단의 작업으로 모든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8월10일 일월수목원에서 열린 ‘시민원탁회의’에 135명의 시민이 참석해 추진단이 다듬은 성과물을 직접 평가하고 투표로 우선순위를 결정했다. 이렇게 수차례의 열띤 토론과 시민 검증을 거쳐 최종 140개 사업과 단계별 목표 지표를 담은 최종 보고서가 지난 9월10일 시장에게 전달되었다. 희망의 태양이 뜨는 동쪽을 향해 함께 전진했던 80일간의 대장정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지난 1일에는 이 계획을 시민들에게 공표하는 ‘비전보고회’가 개최되었다. 당일 시장의 발언 중 필자가 가장 공감한 키워드는 시민의 목소리를 더 듣고 정책으로 느끼게 하겠다는 ‘경청’과 ‘체감’이었다. “무리하게 빚을 지면서까지 사업을 벌이지는 않겠다”라는 책임감 있는 소신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필자에게 이번 비전보고회는 시민과 행정이 하나 되어 만들어가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가치와 모델을 현장에서 생생히 목도한 뜻깊은 자리였다.
로마제국이 탄탄한 길 덕분에 성장했듯, 시민이 닦아놓은 새로운 ‘정책의 길’을 따라 수원시정이 미래를 향해 전진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비전보고회’에서 보여준 시장의 확고한 의지와 초심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지리라 믿는다. 다만 이 여정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신속한 제도 정비와 세부 실행계획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시 당국과 시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성과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공론의 장이 정례화되기를 바란다.
시장의 제안에 기꺼이 응답하여 새로운 길을 함께 닦은 모든 참여자의 값진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이들의 앞날에 하나님의 가호가 늘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이세정 목사·前 경기도 복지여성실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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