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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계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AI 자동화로 인한 '수요 파괴' 경고

AI로 인한 자동화가 개별 기업에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경제 전체적으로는 수요 파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등장했다.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문제를 넘어, 자유 시장의 경쟁 원리가...

"기계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AI 자동화로 인한 '수요 파괴' 경고

AI로 인한 자동화가 개별 기업에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경제 전체적으로는 수요 파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등장했다.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문제를 넘어, 자유 시장의 경쟁 원리가 스스로 시장을 파괴한다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보스턴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온라인 아카이브를 통해 '

AI 해고의 함정(The AI Layoff Trap)

'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술 발전이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산업혁명만큼이나 오래됐으며, 역사적으로 일자리 대체는 대체로 자체적으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이 AI 시대에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지난 40년 동안 일자리 감소가 심화했지만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항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으며, 초기 징후에 따르면 현재의 일자리 감소 물결이 초급 노동자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I로 인한 자동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AI 자동화에 따른 소비 수요를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즉, 노동자는 소득의 상당 부분을 즉시 산업 제품을 소비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실직이 직접적인 수요 감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이나 노동자 숙련도 변화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연구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또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라는 세이의 법칙이 AI 시대에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연구진은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면, 해고된 노동자들의 소득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기업의 제품을 사줄 소비 수요가 감소하는 함정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AI 도입 결정은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이러한 결정들이 모여 모든 기업이 의존하는 소비자 수요를 약화한다"라는 설명이다.

또 기업들은 이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환경 때문에 자동화를 멈출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개별 기업이 자동화할 때 얻는 비용 절감 이득은 온전히 자기 것이 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전체 수요 감소'라는 손해는 다른 기업들과 나눠 갖게 된다. 이 차이 때문에 기업은 사회적으로 최적인 수준보다 더 많이 자동화하게 된다.

또 모든 기업이 자동화를 억제하면 모두가 높은 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혼자서 자동화를 안 하면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결국 모든 기업이 자동화를 선택해 모두의 이익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라고 표현했다.

여기에 AI 성능이 좋아지고 생산성이 높을수록 함정이 더 깊어진다고 봤다. 효율적인 AI가 더 빠른 해고와 더 급격한 수요 파괴를 불러온다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흔히 거론되는 여러 해결책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임금 조정과 재취업 대책은 AI의 일자리 대체 속도가 경제의 재흡수 속도보다 빠르면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 보편적 기본소득(UBI)과 노동자 교육으로는 소비를 일부 보전할 수 있으나, 기업들의 자동화 경쟁 동기 자체를 꺾지는 못한다고 봤다.

AI로 인한 이득을 노동자에게 돌려주는 자본세(Capital Tax)나 노동자에게 회사의 지분을 나눠줘 일자리를 잃더라도 배당받게 하는 방식 등도 자동화 속도를 조절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기업 이익을 나눠주면 소비가 살아날 것 같지만, AI가 일자리를 뺏는 속도가 재분배 시스템이 작동하는 속도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라는 이유다.

연구진이 유일하게 실효성이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피구세(Pigouvian Tax)'다. 이는 영국의 경제학자 아서 세실 피구의 이름에서 따온 용어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 세금을 매겨서 그 행위를 줄이게 만드는 세금을 말한다.

즉, 앞서 등장한 사후적인 소득 보전 대책이 아니라, 기업의 AI 자동화 도입 자체에 비용을 매기는 '자동화세'다. 이 비용의 부담으로 기업이 자동화 속도를 스스로 늦추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다.

RESEARCHERS JUST MATHEMATICALLY PROVED THAT AI LAYOFFS WILL DESTROY THE ECONOMY.. AND EVERY CEO ALREADY KNOWS IT.. BUT NONE OF THEM CAN STOP..

Two researchers from UPenn and Boston University just published a paper called "The AI Layoff Trap"..

They proved something…

pic.twitter.com/oWIFJPZei1

— Evan Luthra (@EvanLuthra)

April 11, 2026

이번 논문은 AI 자동화가 시장 경제의 수요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기존에 제시된 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가 자동화 이후의 사후 대책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과도한 해고 경쟁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아무리 재교육을 시키거나 소득 지원을 하거나 협상해도 AI 군비 경쟁을 늦출 수는 없다. 자동화 자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만이 군비 경쟁을 부추기는 근본적인 계산법을 바꿀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결론은 특정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 연구진의 주장이 현실화하려면 ▲AI가 빠르게 노동을 대체하고 ▲그로 인한 소득 감소가 소비 감소로 거의 그대로 이어지며 ▲가격과 정책, 재배치 등이 이를 상쇄하지 못하는 경제 구조라야 한다.

한편, 이 논문을 소개한 X 게시글은 불과 하루 만에 120만건의 조회와 1만여건의 '좋아요', 770건의 댓글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단순화된 관점" "완전 자동화는 사실상 불가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가격 하락이나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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