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통해 울산의 지휘봉을 잡게 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의 행보가 시작부터 파격적이다. 김 당선인은 소수 실무자 중심의 '심플한 인수위원회'를 지향해 효율성을 강조하는 한편, 전임 시정이 추진해 온 굵직한 핵심 사업들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예고했다. 세계 최초 수소트램으로 착공에 들어간 도시철도 1호선과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건립은 브레이크가 걸렸고, 울산공업축제 폐지와 처용문화제 부활, 시내버스 공영제 추진 등 시정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방향 틀기'를 공식화했다.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는 전임 시정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 따라서 새 시장이 자신의 철학과 공약에 맞춰 시정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자 당연한 수순이다.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인프라사업의 실효성을 따져보고, 시민들이 매일 체감하는 대중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버스 노선 복구와 공영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점 역시 민생 중심 행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변화의 속도와 진폭이 가져올 행정적·사회적 충격이다. 지방정부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의 백년대계가 4년 주기로 요동친다면 행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임자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우려면, 이번 정책 전환은 과거의 관행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무엇보다 급진적인 정책 변화가 부작용 없이 지역 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당선인의 의지만을 앞세운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트램과 버스 공영제 중 어느 쪽이 장기적으로 울산의 재정과 교통 복지에 이로운지 냉정하게 수치로 증명해야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
또한 대대적인 시민 여론 수렴과 공론화 과정도 필수다. 시민 청문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숙의의 과정이 요구된다. 행정의 신뢰를 지키면서도 시정의 혁신을 이루는 길은 오직 소통에 있다. 김 당선인이 강점으로 내세운 소통 능력이 중앙부처나 국회뿐만 아니라, 울산 시민 사회 내부를 향해 가장 먼저 발휘되길 기대한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며, 그 방향을 지탱하는 힘은 시민들의 합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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