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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AMD CEO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신민성 기자]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를 이끄는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8일 한국을 찾았다. AMD와 국내 주요 기업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평가되는 리사 수의 이번 방한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된 시점에 이뤄졌다. 리사 수는 방한 직후 네이버와 삼성전자를 방문,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대만 출신…반도체 전문가에서 글로벌 CEO로
리사 수는 1969년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대만계 미국인이다. 이민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과 과학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전자기기의 작동 원리를 직접 분해해 알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공학 분야 진로 선택으로 이어졌고 기술 중심 사고의 기반이 됐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전기공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반도체 핵심 기술로 꼽히는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SOI) 분야 연구를 수행하며 반도체 공정 기술 기반을 다졌다. 이후 미국 기업 IBM과 프리스케일 반도체 등에서도 연구개발과 사업을 두루 경험하며 기술과 경영을 겸비한 경력을 쌓았다. IBM에서는 반도체 소재와 공정 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업계 표준 형성에 기여했다.
리사 수는 2012년 AMD에 합류해 2014년 CEO로 취임했다. 당시 AMD는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부진으로 시장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리사 수는 취임 후 고성능 반도체 중심 전략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특히 ‘젠’(Zen) 아키텍처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성능 경쟁력을 회복하며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고성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리사 수가 취임한 이후 AMD의 기업 가치는 상승했고 시장에서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 평가 받았다. 현재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핵심 경영자로 꼽힌다. 두 사람은 사촌 관계이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리사 수는 기술 중심 리더십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병행했다. 단기 실적보다 구조 개선과 제품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 기업 체질을 변화시켰다. 이를 두고 업계는 “엔지니어 출신 CEO가 보여줄 수 있는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
첫 방한 나선 AMD 리사 수…삼성·네이버와 협력 확대
리사 수의 이번 한국 방문은 CEO 취임 이후 처음이다. 리사 수는 방한 후 첫 일정으로 네이버 본사를 찾아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반도체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초거대 AI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역량과 인프라 구축, 반도체 공급 및 컴퓨팅 기술 협력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리사 수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이동, 전영현 부회장 등 반도체 사업부 주요 경영진과 만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반도체 생산 협력 등 기존 협력 관계를 넘어선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AMD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차세대 AI 메모리와 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 수는 네이버 본사를 찾은 날 저녁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경영진도 참석, 메모리 공급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차세대 기술 협력 등 폭넓은 의제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삼성전자가 AMD 차세대 AI 칩에 적용될 HBM4 공급에서 ‘우선 협력사’로 자리잡아 양사의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기존 메모리 중심 협력에서 나아가 반도체 설계와 생산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회동을 단순한 만남이 아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전략적 협력 강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업계는 리사 수의 이번 방한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협력과 경쟁’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특정 기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기업이 역할을 나눠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AMD와 국내 기업 간 협력 확대 여부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엔비디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 구조에 변화가 나타날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번 방문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향후 기술 협력이나 공동 프로젝트가 구체화될 경우 단순한 사업 협력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리사 수의 이번 방한이 일회성 일정에 그칠지, 아니면 지속적인 협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성 기자 tls353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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