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21원 돌파 '17년 만 최고'…코스피 3% 급락·장중 5%대 낙폭
중동 전쟁 리스크 확산…유가 115달러·달러 강세에 금융시장 동반 충격
외국인 2조 순매도 '8일째 팔자'…환율 급등과 맞물린 자금 이탈 가속
반도체·금융주 일제히 하락…이차전지주만 유가 상승 기대에 강세
중동 지역 긴강 고조로 30일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515.7원을 기록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사진=신화/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20원을 넘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4시43분께 1,521.1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4.5원 오른 1,513.4원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점차 확대했다. 오후 3시30분 주간 거래를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515.7원에 마친 뒤 야간 거래에서 추가 상승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지상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가 참전하면서 불안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브렌트유는 115달러를 각각 넘어서는 등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달러 강세 흐름도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닷새 연속 상승해 장중 100선을 넘었으며, 현재는 0.072 오른 100.257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천33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8천831억원, 개인은 8천97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공항 환전 기준 환율은 1,583.9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8.78원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준가(945.25원)보다 3.53원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0.575엔 내린 159.703엔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장 초반 160.458엔까지 상승해 2024년 7월 11일(장중 최고 161.757엔)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하락 전환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중동 리스크 확대…코스피 3% 급락, 장중 5%대 낙폭
코스피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확산 속에 3% 가까이 하락하며 5,270대로 밀려났다.
3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5% 가까이 급락해 5,151선까지 밀렸으나 개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닥지수도 3.02% 하락한 1,107.05에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과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 여기에 미국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전쟁 확대 우려가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3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 급등도 충격을 키웠다. 브렌트유는 장중 115달러를 넘어서며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을 키웠고,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시장은 뉴욕증시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천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약 9천억원 규모 순매수로 방어에 나섰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515.7원으로 올라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을 더욱 키웠다. 환율 상승과 글로벌 위험 회피 흐름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는 장 초반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대 하락하며 17만6천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는 5% 넘게 급락하며 '87만닉스' 수준으로 내려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증권주 역시 시장 급락 영향으로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이 5~6%대 하락하며 낙폭이 컸다.
반면 이차전지주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전기차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되며 강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LG화학 등이 상승 흐름을 보이며 시장 내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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