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나선다. [출처=연합뉴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산별교섭이 결렬된 가운데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까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권 노사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총파업일을 9월 4일로 잠정 결정하고 12일 산하 43개 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투표가 가결되면 금융노조는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 4월부터 대표단·실무교섭 등을 포함해 18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 6월 산별중앙교섭이 결렬됐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핵심 쟁점은 임금과 노동시간이다. 금융노조는 당초 8%였던 임금 인상 요구율을 6%로 낮췄지만 사용자 측은 2.5%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과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도 파업의 변수로 부상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쟁의행위 요구사항에 금융기관 지방 이전 저지를 포함했다. 특히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는 지방 이전 논의가 구체화할 경우 파업 참여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 3개 국책은행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3개 노조가 지방 이전 저지를 위해 공동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노조 측은 국책은행 임직원 약 2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3개 노조는 공동성명에서 국책은행 이전이 정책금융의 전문성과 글로벌·전국 네트워크를 약화시키고 첨단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 공급 기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2월부터 지방 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2차 이전 저지 방안을 마련해왔다.
다른 금융공공기관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서울 잔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조가 의뢰한 연구에서는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이 밀집한 서울에 본사를 유지하는 것이 금융안정 기능 수행에 적합하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금융감독원도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들이 집중된 서울을 떠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노조 역시 직원 설명회와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이전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와 한국은행 등도 이전 가능성이 거론돼 금융권이 정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선정 기준과 대상 기관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1차 이전의 분산 효과를 언급하며 2차 이전에서는 기관을 집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 문제가 계속 진행된다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파업에 힘을 많이 실을 것"이라며 "파업에 얼마나 참여할지는 각 지부가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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