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2026 수정경제전망 세미나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사진 왼쪽 여섯 번째)과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왼쪽 다섯 번째)이 11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2026 수정경제전망 세미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임영빈 기자)
올해 우리 경제가 내수 수출 동반 회복 및 작년 성장둔화의 기저 효과로 올해 실질 GDP가 2.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이는 앞서 한국금융연구원(KIF)이 작년 11월 발표한 2.1% 성장에 비해 0.7%p 오른 수치다.
그럼에도 KIF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비롯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 또한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해졌다.
KIF는 14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연합회관 14층 세미나실에서 '2026 수정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김현태 KIF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6년 수정 경제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8% 성장할 것"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및 관련 설비투자 확대가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 지정학적 위험 확대로 인한 고유가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소비 및 투자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망 시계상의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첨언했다.
"올해 반도체가 성장 주도…중동發 고유가 불확실성 여전히 커"
김 실장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1.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민간소비는 1분기 중 전기 대비 0.5% 증가하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였고, 2분기에는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됐으나, 고유가 피해지원금, 석유 최고가격제 등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크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단, 고유가가 장기화되거나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는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점차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첨언했다.
건설투자에 대해 김 실장은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1.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건설투자는 1분기 중 전 분기 대비 2.8%로 반등했으나 기저효과에 의한 측면이 크고, 당초 예상보다는 회복 강도가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일부 건설자재 공급 애로를 초래하고 있고, 점차 건설공사비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또한 하방리스크 중 하나"라며 "공공토목사업이 하방리스크를 완충할 것으로 보이긴 하나 충격을 모두 상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4.7%를 예상했다. 김 실장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처와의 장기계약 가능성 등으로 향후 수요 불안도 완화되며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 기대된다"며 "단, 중동 불안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비(非)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출은 6.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나고 있음에 따라, 반도체를 비롯한 ICT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총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수출 증가 및 생산설비 증설에 따라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도 함께 증가하면서 총수입 증가율은 6.1%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함께 전망했다.
김 실장은 "올해 고용률 예상 수치는 62.9%"라며 "노동절약적 기술 변화 등으로 노동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의 견조한 노동시장 진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겠고, 실업률은 2.9%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상반기 2.4%, 하반기 2.7%, 연간 2.6%를 각각 기록하겠다. 김 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중반 2% 후반 수준에 도달한 후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중동전쟁 종결 후에도 원유생산 인프라 및 공급망 훼손, 원유비축 수요 증대 등으로 유가가 빠르게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드렁 소비자물가 하락 속도는 완만할 전망"이라고 했다.
국고채 3년물의 연평균 금리는 3.5%로 전년 대비 상당폭 상승하겠다. 김 실장은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 및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국내 경기 개선 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금리 상승 압력을 일부분 경감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천75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고성능 반도체 생산설비 증설이 지체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 급등 현상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원자재 수급 불안, 고유가 장기화, 반도체 쏠림 현상 등 리스크 다수
김 실장은 올해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의 동반 회복 및 작년 성장 둔황 기저 효과로 반등하겠지만, 반대로 우려되는 요인 또한 다수 있다고 언급했다.
먼저 그는 올해 세계 경제가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과 해상운송 차질 및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고 우리나라 또한 이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성장률을 작년 3.4%에서 올해 3.1%로 낮춘 뒤 내년 3.2%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이는 생산 및 수출 차질이 올해 중반부터 점차 해소되는 기준 시나리오에 근거하나, 세계경제 흐름은 고유가 지속 기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 충격이 더 장기화되는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2.5%로 하락하고,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는 심각 시나리오 하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2.0%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견조한 AI 투자와 관련 기술재 교역의 확대, 주요국의 재정지출 등이 중동 전쟁의 부정적 충격을 완충할 것으로 보이나, 높은 정부 부채와 재정 취약성, AI 수익성에 대한 기대의 재평가 가능성 등 향후 글로벌 성장 경로 상의 하방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와 AI 관련 설비 수출이 크게 늘면서 일부 아시아 국가가 수혜를 받긴 했으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확대와 이에 따른 부정적 공급 충격, 높은 정부 부채와 재정 취약성, AI 수익성에 대한 기대의 재평가 가능성 등 향후 성장경로 상의 하방리스크가 높다"고 진단했다.
"장기적 관점 아래 일관된 정책 기조 유지 필요"
향후 국내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해 김 실장은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회복 흐름 등을 함께 고려해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은 기본적을 공급 측 충격의 성격이 강하므로 통화정책이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충격의 지속성 및 장기 기대인프레이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물가 상승압력의 성격이 일시적 비용충격에 그치는지, 지정학적 위험 장기화 또는 국내 경기 회복과 결합해 보다 지속적인 기조물가 압력을 확산되는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생산적 금융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그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에너지 안포 인프라 및 공급망 안전화를 위한 금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실장은 "생산적 금융의 성과는 단순히 자금공급 규모뿐만 아니라 민간자금만으로는 성사되기 어려웠던 투자가 성사됐는지 여부 등 다양한 정성적·정량적 평가 기준을 통해 평가하여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생산설비 에너지 효율화, 필수 중간재 국내 생산기반 확충, 핵심 광물 대체 및 재활용 등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 제고에 기여하는 민간 투자에 대한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김 실장은 "재정정책은 첨단산업 경쟁력 유지와 불균형 성장 완화 간의 균형을 도모하는 한편, 고유가 충격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부적으로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을 지속하되, 성장의 결실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공급망 참여와 기술 고도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소수 주력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해당 산업의 경기순환이 세수와 재쟁 여력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수 있으므로, 호황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 여력을 경기 대응과 산업 전환을 위한 중기 재정 여력으로 일부 축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유가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원유도입가 상승에 따라 최고가격제 상한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취약계층과 필수부문 중심의 맞춤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단기적 소득 보전에 그치지 않도록, 취약계층의 노후 주거시설 개선 등 에너지 효율 개선책을 병행해 고유가 충격에 대한 가계의 구조적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김 실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 및 공급망 강건성 제고를 통해 성장잠재력과 대외충격에 대한 우리 경제의 복원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AI 활용을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데이터 인프라와 관련 숙련 인력 기반을 확충하여 산업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기업의 에너지 비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충과 전력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원유·천연가스뿐 아니라 핵심광물, 소재·부품, 필수 중간재 전반의 공급망 취약성을 점검하고 대외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2026년 주요 경제지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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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 억 달러, 원)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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