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7.2% 급감에 관세·원자재 압박 속 현대차 글로벌 점유율 4.9%
중동전 여파, 알루미늄 20~30% 폭등 원가 부담에도 "조달 차질 제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고강도 '컨틴전시 플랜'으로 하반기 수익성 방어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APEC CEO 서밋 수소 세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기업에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창간 11주년을 맞은 파이낸셜포스트가 3편 연재에 걸쳐, 현대자동차그룹을 둘러싼 주요 여건과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급격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트럼프발 무역 갈등 심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완성차 업계의 한파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대외 충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수출 구조 속에서 국내 재계의 시선은 일제히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수요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마비라는 복합 리스크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선제적인 위기 통제 능력과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증명해내고 있다.
◇ 글로벌 수요 7.2% 급감 '충격'…현대차는 '점유율 상승' 기염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하는 등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악화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97만62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소폭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신차 대기 수요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4.4% 줄어든 15만9066대를 기록했고, 해외 판매 역시 전반적인 시장 환경 악화로 인해 2.1% 감소한 81만7153대에 그쳤다.
그러나 시장의 실질적인 평가는 역성장이라는 표면적 수치를 넘어섰다.
전체 글로벌 산업 수요가 7% 넘게 무너지는 와중에도 현대차의 방어벽은 견고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기존 4.6%에서 4.9%로 0.3%포인트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핵심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24만3572대를 기록했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 또한 5.6%에서 6.0%로 0.4%포인트 끌어올리며 위기 속에서 오히려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 알루미늄 20~30% 폭등 '원가 쇼크'…"조달 차질 없다"
올해 하반기 현대차그룹이 마주한 가장 큰 파고는 중동발 원자재 쇼크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핵심 생산 지역인 중동에서의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차체와 배터리 케이스 등의 필수 원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이 20~30% 이상 폭등했다.
이로 인해 기아가 올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자동차 원재료 가격 인상분만 연간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역시 원자재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며 1분기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82.5%를 기록했고, 관세 영향액도 8600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수익성 압박이 현실화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통제력은 흔들림 없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최근 홍콩,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설명회(NDR)를 통해 "원재료 부족으로 인해 조달에 차질이 있는 품목은 단 하나도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중동발 공급망 쇼크에도 철저한 사전 재고 확보와 대체선 가동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1465원 선의 우호적인 원·달러 평균 환율 효과를 토대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6000억원 규모의 원가 인상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올해 증권가가 전망하는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역대 최대 1분기 매출' 발판…고강도 컨틴전시 맵, 원점 재검토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에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45조938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기조를 이어갔다.
인센티브와 투자 확대 추세 속에서도 영업이익 2조5147억원, 영업이익률 5.5%를 지켜내며 대외 한파를 방어해내는 저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한층 강화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전사적으로 가동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국가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계획 수립부터 예산 설정, 비용 집행 등 지출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를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원점(Zero-Base)'부터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철저한 비용 통제와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병행해, 관세 리스크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을 완벽히 만회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동시에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전년 동기와 동일한 2500원의 분기 배당을 과감히 실시하며 주주들과의 신뢰를 지켰다.
대외 리스크라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올해 예측 불가능한 하반기 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자신감이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제네시스의 국내 누적 판매량이 2026년 3월 마감 기준으로 총 100만2998대를 기록하며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2026년 4월 14일 밝혔다. 사진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대표모델인 G80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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