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마케팅자회사 대표 등 2명 ‘직장 내 괴롭힘’ 혐의 중징계
피해자가 ‘업체에 갑질한다’ 소문 내고 ‘위법했다’며 허위 보고
허구연 의혹 땐 ‘내부고발자’ 지목…징계 후 가해자 1명은 사직
프로야구 주관사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임직원 2명이 수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혐의로 체육당국에서 ‘중징계’ 요구 처분을 받았다. 허구연 KBO 총재와 관련한 비위 의혹이 제기되자 피해자를 내부 고발자라고 부당하게 몰아갔다는 등의 혐의가 인정됐다.
1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 3일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의 대표이사 A씨와 KBO의 팀장급 직원 B씨에 대해 중징계를 처분토록 통보했다. 체육계 비위 신고를 접수·조사하는 기구가 두 사람을 중징계하라고 KBO에 요구한 것이다.
KBO에서 외부 계약 업무 등을 맡아온 C씨는 명예훼손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지난해 말 두 사람을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신고 내용 등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18년부터 ‘C씨가 계약 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한다’는 취지의 소문을 퍼트리며 사내 따돌림을 주도했다.
또한 C씨는 A씨와 B씨가 2018년 자신이 사용하는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원해 당시 KBO 사무총장에게 ‘C씨가 위법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허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KBO는 C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C씨는 이후에도 A씨와 B씨가 자신에 대한 괴롭힘을 지속했다며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허 총재가 법인카드 등으로 수천만원을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C씨는 두 사람이 자신을 근거 없이 내부고발자(제보자)로 지목했다고도 주장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자체 조사와 심의를 거쳐 C씨의 신고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A씨와 B씨 행위가 “명예훼손의 구성 요건으로 인정된다”며 “피해자에 대한 적대 행위를 통해 피해자를 괴롭혔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두 사람의 비위가 국민체육진흥법상 괴롭힘 또는 집단 따돌림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괴롭힘이 반복적·고의적으로 이뤄졌고,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가 작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신고인들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조사 결과와 중징계 요구 결정을 지난 10일 A·B·C씨에게 각각 통보했다. A씨는 통보 직후 KBO에 사직서를 냈다. A씨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사직서를 낸 상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징계 혐의 내용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드디스크 수색도 아는 바가 전혀 없고, (KBO가 C씨를) 검찰에 고소한 과정에도 간여하지 않았다”며 “유언비어를 퍼트릴 이유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B씨는 과거 프로야구 티켓을 외부로 부당하게 빼돌리는 등의 비위 행위로 KBO에서 두 차례 징계받은 적이 있다. B씨는 “지난 징계도 절차가 잘못돼 소송 중”이라며 “(이번 징계 요구에 대해서도) 행정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KBO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조사 결과를 회신받지 못했다”며 “회신 후 내용을 검토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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