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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림 한 점에 “얼마죠? 5억에 살게요”…미술시장 ‘큰손’ 된 Z세대들, 이유는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부유한 Z세대가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미술품 구매에 기성세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한 점에 “얼마죠? 5억에 살게요”…미술시장 ‘큰손’ 된 Z세대들, 이유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iaf SEOUL 2026(키아프 서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스1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부유한 Z세대가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미술품 구매에 기성세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아트페어 아트바젤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발표한 ‘2026 글로벌 미술품 수집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29세 미술품 수집가의 평균 구매 지출액은 34만7460달러(한화 약 4억7000만원)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9%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거액을 미술품에 쏟아붓는 Z세대가 적지 않았다. Z세대 수집가의 13%는 상반기에만 미술품 구매에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40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전체 연령대에서 같은 수준으로 지출한 응답자는 3%에 그쳤다.

고가 작품 시장에서도 젊은 수집가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단일 작품 한 점을 사는 데 100만 달러 이상을 쓴 응답자는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Z세대였다.

소수의 고액 지출자가 평균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중간값을 기준으로 봐도 Z세대의 미술품 지출액은 다른 세대보다 최소 50% 높았다. 단순히 일부 부유층의 소비가 평균을 높인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다.

노아 호로위츠 아트바젤 최고경영자(CEO)는 “Z세대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세대로 떠오르면서 미술품 수집 문화에도 세대교체가 나타나고 있다”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다양한 경로로 작품을 구매하는 이들의 소비 방식이 향후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본토와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10개 시장의 미술품 수집가 3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부동산과 비상장 사업체를 제외한 순자산이 100만 달러를 넘는 고액자산가다. 이 가운데 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9%였다.

Z세대는 미술품을 수집하게 된 계기에서도 다른 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Z세대 응답자의 40%는 가족이 보유한 미술품이나 친척의 권유를 통해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평균인 28%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다.

미술품에 돈은 더 쓰고, 소장품 공개는 꺼려

소장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방식도 달랐다. Z세대 수집가의 39%는 자신의 미술품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등 제한된 사람에게만 공개한다고 답했다. 다른 세대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소장품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적으로 게시하기보다는 초대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비공개 그룹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비싼 작품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보다 작품의 희소성이나 출처, 독창성을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이다.

문화경제학자 클레어 맥앤드루는 “미술품의 가격을 과시하기보다 희소성과 출처, 독창성 등을 통해 가까운 관계 안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사생활 보호 역시 Z세대 수집가들의 개인적·문화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작품을 고르는 과정에서는 AI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22%는 미술품 구매와 관련한 조언을 얻기 위해 앱이나 AI 도구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2025년보다 2%포인트, 2024년보다 1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AI 도구에 대한 신뢰도는 SNS나 인플루언서보다 약 두 배 높았다. 매장 판매 담당자나 언론·전문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보다도 소폭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AI가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Z세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Z세대 수집가의 55% 이상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62~80세 수집가의 같은 응답 비율은 36%였다.

미술시장 전체로 보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약해졌다. 새롭게 알게 된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전체 수집가의 비율은 지난해 조사에서 66%였지만 올해는 45%로 떨어졌다. 검증된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도 Z세대는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찾아 나서는 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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