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장동혁 대표의 당무 복귀와 동시에 당권파와 개혁파 간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장 대표가 사퇴를 요구해온 소장파 의원들을 겨냥해 강력한 ‘징계 정치’를 예고하자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가 지도부 사퇴론을 재차 분출하며 정면으로 맞붙었다.
내전의 도화선은 장 대표가 지난 26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던진 징계 예고 메시지였다. 장 대표는 김용태·김재섭 의원 등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적과 싸워야 할 때는 뒤에 숨어 있다가 당 지도부를 공격할 때는 맨 먼저 목소리를 높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지방선거 국면에서 미뤄둔 해당 행위 징계 요청 건들을 처리해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사퇴 요구를 이어온 소장파 의원들을 겨냥해 “명분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반드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을 ‘오일장 약장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에 개혁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는 28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장 대표가 선거 뒤 오른 당 지지율을 ‘대표 공’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당내 건전한 비판에 실명까지 거론하며 징계를 언급하는 편협한 리더십만 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 대표가 과거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발언하거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등 상식에 반하는 언행으로 당을 ‘강경보수 세력의 놀이터’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개인의 사당으로 착각하지 말고 약속대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장 대표가 지목한 당사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과의 단절을 촉구하고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 활동이 지도부를 흔든 것이라면 기꺼이 징계를 받겠다”며 “지금 당장 나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라”고 장 대표를 역으로 압박했다. 김용태 의원 역시 정기국회 시작 전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당 지도부가 당권 유지나 경쟁 수단으로 당원주권을 전락시킨다면 민주당과 무엇이 다르냐”고 날을 세웠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대립이 벼랑 끝 대치로 이어지면서 주변 인물들의 견제 구도도 복잡해지고 있다. 장 대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도운 원내 인사들을 정조준하며 징계 명분을 쌓았고, 이에 친한계 안상훈 의원은 “한 의원과 옷깃만 스쳐도 징계하겠다는 내로남불”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당 대표로서 민심이나 당내 의원들의 공감대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경고등을 켰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실제 징계 카드를 꺼내 들 경우 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당권파 측은 오 시장 측과 소장파 진영까지 아우르는 총력 반발을 준비 중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