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 브이엠의 지분율을 기존 5.05%에서 7.05%로 2%포인트 확대했다. 사진/pixabay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0조원에 육박하는 한국 기업사상 '전인미답'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SK하이닉스도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소·부·장 기업도 자연스레 실적이 뛰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수혜가 예상된다는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 브이엠의 지분율을 기존 5.05%에서 7.05%로 2%포인트 확대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전공정 소재 업체 하나머티리얼즈(5.01%→6.11%) 등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 종목들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에도 지분을 매수해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자본시장법상 국민연금은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 지분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되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브이엠은 반도체 제조 전공정 장비인 '건식 식각장비(Dry Etcher)' 관련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브이엠이 보유한 '플라즈마 소스' 기술은 현재 300mm 웨이퍼용 반도체 건식 식각장비의 원천기술로 적용돼 외국산 장비를 대체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300mm 실리콘 식각장비(Poly Etcher)는 SK하이닉스에 다량 납품돼 현재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고 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반도체 핵심 제조공정인 에칭(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실리콘 부품(Si-Parts)', '실리콘카바이드 부품(SiC-Parts)' 등을 생산하고 있다. 도쿄 일렉트론, 세메스를 비롯한 장비제조 업체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의 지분을 확대한 배경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새로 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AI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공급량을 초과하면서 대형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과 설비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도 실적을 비롯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755% 급증한 57조22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해 예상치(41조8359억원)를 약 40% 가까이 웃돈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8.09% 급증한 38조5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두 곳이 1분기에만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길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 수혜로 국민연금이 담은 반도체 소·부·장 업종들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올해 1월 2일부터 전날까지 브이엠의 주가는 54.47%, 하나머리티얼즈의 주가는 57.77% 상승했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 팀장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메모리 업황 회복과 AI 중심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며 "현재 반도체 시장은 단순 가격(P) 상승 국면에서 점차 생산량(Q) 확대 국면으로 전환되는 흐름에 진입하고 있으며 대형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과 설비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국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부·장 기업으로 수혜가 확산하는 구조"라며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확대 과정에서 범용 D램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질 수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충이 필요해지면서 장비, 소재 전반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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