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등 금융 유관기관으로부터 향후 업무 추진방향 및 중점 추진과제 등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자본시장·모험자본 활성화 및 금융인프라 내실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 메가프로젝트 중심 투자에 더해 민관합동펀드, 직접투자, 저리대출을 결합해 산업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14일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제2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강화 방안을 논의·발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는 대한민국 첨단전략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인내자본으로서 그 첫발을 내딛었다"며 "적시에, 대규모의 자금지원을 통해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어 "첨단산업 투자전쟁과 에너지 전쟁이라는 새로운 국면 속에서 산업현장의 긴박한 자금수요에 한 발 앞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방식 개요. (자료제공=금융위원회)
◆민관합동펀드·직접투자 확대…'인내자본' 구조로 전환
이번 방안의 핵심은 민관합동펀드와 직접투자를 통한 '인내자본' 확대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총 '50조원+@' 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이 중 35조원은 민관합동펀드, 15조원 이상은 직접투자로 운용할 계획이다.
민관합동펀드는 공공자금을 마중물로 민간자금을 유치하는 간접투자 방식으로, 20여개 이상의 자펀드로 세분화해 운용된다. 초장기 기술투자, 인수합병(M&A), 코스닥 투자, 지역전용펀드 등을 통해 기존 정책펀드의 한계였던 단기·보수적 투자 구조를 보완하고 '투자→회수→재투자' 선순환을 구축한다.
이 위원장은 "그간 민간투자가 미치지 못했던 산업 전반의 투자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투자의 공백을 메우는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직접투자는 정책의 성격을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다. 정부는 최소 15조원 이상의 재정을 활용해 대규모·장기 투자를 직접 집행하고, 필요시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수천억원 단위 설비·양산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기존 펀드 중심 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에 6400억원을 투자한 사례처럼 고위험 프로젝트에도 재정이 직접 참여한다. 민간 중심의 보수적 심사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VC·PE와 정부가 함께 투자대상을 발굴하는 '성장기업발굴 협의체'도 신설된다.
성장기업발굴협의체(가칭) 운영계획안.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저리대출 결합…대기업-중소기업 '생태계 투자' 확장
저리대출은 단순 금융지원이 아닌 생태계 연결 장치로 설계됐다. 대기업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중소·중견기업이 공급망 형태로 참여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투자와 대출을 결합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대기업이 저리대출을 활용할 경우 일부 금융비용을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으로 환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사례처럼 보증 프로그램과 컨설팅 지원 등이 병행되는 상생 구조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대·중소기업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방 중소·중견기업에는 보다 신속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를 겨냥한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밸류체인 전반과 지역, 대·중소기업 협력 구조를 하나의 투자 틀로 묶으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을 '자금 공급'에서 '산업 구조 설계'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국민성장펀드가 단순한 재정 투입을 넘어 장기 투자와 위험 분담을 통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정부가 직접 투자자로 나서고 민간 자본을 결합하는 구조가 본격화되면서 정책금융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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