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 임직원에 메시지
파업시 수출·세수↓…주주가치 훼손 우려
사외이사진도 “노사 설 자리 잃을 것”
해외서도 유사 사례…여론도 파업 부정적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최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600만 주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당부했다.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수십조원의 단기 손실은 물론, 고객사 이탈 등 중장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치권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신 의장은 5일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서 임직원들에게 “최근의 회사 상황으로 주주와 고객은 물론 많은 국민들께서 큰 걱정을 하고 계신다”며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 신뢰 상실, 주주·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백억달러의 수출과 수십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GDP가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도체 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다. 모두가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개발·생산 차질이나 납기 미준수가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고, 시장 지배력까지 상실할 수 있다”며 “지금의 갈등이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최근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은 최근 노사간 임금협상 과정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총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이사의 입장에서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기업 가치와 600만 주주들의 이익에 미칠 부정적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우려를 표명한 것은 노조의 요구가 회사의 지속가능성과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며 “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의 메시지에 노조도 귀를 기울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노조원들이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45조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사업연도 삼성전자 주주배당액 약 11조원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 약 37조원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노조의 파업이 예고대로 18일간 강행될 경우 최대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노조 측이 자체 추산한 생산 차질 규모만 해도 20조~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AMD와 엔비디아 등 주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은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안정성을 핵심 평가 항목으로 두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선도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외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보잉의 2024년 9월 미국 공장 파업 당시 분기당 약 60억달러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약 32% 하락, 다우존스 내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GM·포드의 경우 2023년 말 동시 파업 당시 포드 주가가 22.6%, GM이 18.7% 각각 하락했으며, 2024년 12월 스타벅스 파업도 연간 주가 16%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번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의 공식 입장 표명은 이미 정관계와 학계,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된 파업 우려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야 정치권 등에서도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여론도 노조에 비판적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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