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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감서 한화 기술탈취 의혹 재점화…공정위, 상표권 사용료도 조사

한화그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과 계열사 상표권 사용료 문제로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한화그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과 계열사 상표권 사용료 문제로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합병(M&A) 실사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혹이 재차 제기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 등 대기업의 상표권 사용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화솔루션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형적인 M&A 실사형 기술탈취로 볼 수밖에 없다”며 한화솔루션이 중소기업 씨지아이(CGI)의 핵심 기술을 활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기술은 스마트폰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초박판 베이퍼챔버다. 김 의원에 따르면 CGI는 2017년부터 4년간 삼성전자와 갤럭시 S10, 갤럭시 노트 등에 사용되는 방열판을 공동 개발했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2021년 CGI 인수를 검토하면서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CGI 측은 기업가치가 최소 400억원에 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한화솔루션이 실사 이후 인수가격을 200억원으로 낮추면서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김 의원은 인수 협상 결렬 이후 한화솔루션의 사업 진출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2월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약 5개월 뒤 베이퍼챔버 양산 장비를 발주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경과를 근거로 “처음부터 살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위가 최근 확충한 기술유용 조사 인력을 투입하고 실사를 진행한 한화솔루션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해 현장검증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말씀하신 대로 들여다보겠다”며 “공정위는 기술 탈취를 중요한 국정과제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한화솔루션은 기술탈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CGI의 기술을 참조해 개발 기간을 단축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021년 CGI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했지만 매각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로 거래가 무산됐으며, CGI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는 모두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방열사업 진출은 2021년 10월부터 채용한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독자 개발한 기술에 기반한 것으로 CGI의 기술정보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은 관련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화를 비롯한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에 대한 공정위 조사 방식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위가 한화와 CJ 등 대기업의 상표권 사용료를 조사하면서도 적정 사용료 수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법 위반 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다.

이에 주 위원장은 “사용료를 과도하게 올리는 과정에서 강요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는 계열사가 그룹 명칭이나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사용료의 적정성과 거래 과정에서의 부당한 개입 여부는 공정거래법상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날 국감에서 한화의 상표권 사용료가 부당하게 책정됐거나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는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다. 공정위의 조사 기준과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질의가 이뤄진 것으로, 구체적인 위법 여부는 별도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주 위원장의 대기업에 대한 인식도 논란이 됐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주 위원장이 교수 시절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경제를 비판한 기고문을 문제 삼았다.

주 위원장은 과거 표현이 과도한 측면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장경제에서 기업과 경영자는 주인공이고 공정위 등 정부기관은 심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후 국감에서는 국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과도했다고 해명했다.

한화솔루션의 기술탈취 의혹과 한화 등 대기업의 상표권 사용료 문제는 서로 다른 사안이다. 기술탈취 의혹은 실제 기술정보 활용 여부가, 상표권 사용료 조사는 거래 과정에서의 부당한 개입 여부와 조사 기준의 적정성이 각각 쟁점이다.

공정위가 기술탈취 의혹에 대한 엄정한 검토 방침을 밝히고 상표권 사용료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향후 조사 결과와 제도 정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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