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노조 집회를 앞두고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뉴스1
삼성전자가 노조 집회를 앞두고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가 5월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위법한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생산라인 점거, 협박 등 불법 행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의 특수성도 강조했다. 공정이 24시간 가동되는 구조에서 설비가 멈추거나 안전 시스템이 훼손될 경우 대형 사고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조원에서 최대 10조원대 손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측이 대화 대신 법적 대응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23일 평택 집회 이후 협상 상황에 따라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 집행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18일간 파업할 경우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파업 불참자를 색출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삼성전자도 교섭 중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회사 측은 “임직원 전체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교섭이 중단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 임금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배분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10% 이상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업계 최고 수준 보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사 간 불신을 키운 ‘블랙리스트’ 의혹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조가 노조 미가입자를 색출하기 위해 노조 가입 여부를 식별한 명단을 작성·유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형사 고소에 나섰고, 노조는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일부 차질만으로도 전체 생산이 멈출 수 있고,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고객사 신뢰와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핵심 품목으로,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무역수지와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반도체와 같은 국가 핵심 산업에서 위법한 쟁의행위는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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