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성장, 개별 브랜드 지속 관건…뷰티테크 갖춘 에이피알 '한 수' 위
구다이글로벌 CI. (제공=구다이글로벌)
구다이글로벌을 향한 기업공개(IPO)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외형 성장 속도와 섹터(화장품) 매력 등을 고려하면 공모 흥행은 보장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상장 시가총액은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화장품 업체를 단숨에 뛰어넘는 규모다.
투자자들은 구다이글로벌이 현재 뷰티업종 대장주인 에이피알을 제칠 수 있을지 주목한다. 다만 사업 구조와 성장 지속성 측면 등에서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동일 멀티플 적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특히 에이피알이 ‘뷰티테크’ 분야를 주도하는 성장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구다이글로벌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 구다이글로벌=뷰티판 하이브…기업가치 10조 넘을까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내년 이후 증시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에 착수했다. 계열사 흡수합병을 비롯한 조직·지배구조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예심) 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증권, 모건스탠리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 2016년 설립됐다. 초창기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해외 판권을 확보한 뒤 중국 등에 유통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이후 조선미녀와 스킨1004, 티르티르,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 전략이 성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전략은 적중했다. 구다이글로벌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1395억원에서 지난해 1조4717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85억원에서 2734억원으로 늘었다. 이마저도 작년에 인수한 서린컴퍼니와 스킨푸드 등은 일부 실적만 반영됐단 설명이다. 연간 기준으로 합산하면 매출은 1조7000억원대, 영업이익은 4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다이글로벌 실적. (자료=사업보고서)
시장은 구다이글로벌의 IPO 몸값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실적 추가 성장과 함께 화장품 업체들이 우호적인 평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밸류 산출에는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8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기업가치 4조4000억원을 인정받았다.
만일 구다이글로벌이 예상 시가총액을 달성한다면 LG생활건강(3조9000억원), 아모레퍼시픽(7조1000억원) 등 레거시 뷰티업체를 상회한다. 이들과 비교해 업력은 짧으나 해외 시장에서 관심받는 뷰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데다 브랜드별 매출 비중도 비교적 고르게 분산된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적용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엔터기업인 하이브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이브 역시 방탄소년단(BTS) 성공 이후 어도어(뉴진스), 쏘스뮤직(르세라핌) 등 레이블(기획 브랜드)을 인수,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했다. 덕분에 빠르게 외형을 키울 수 있었고 엔터 3사(SM·JYP·YG)를 제치고 엔터테인먼트 업종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섹터 매력도 충분해 목표 시가총액을 인정받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뷰티섹터 대장주 기대감…에이피알 프리미엄 견고
일각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에이피알(약 15조원)을 넘고 뷰티섹터 시가총액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에이피알과 같은 멀티플을 부여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에이피알이 일반 화장품 판매·유통 업체와 다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우수해서다.
먼저 에이피알은 화장품 사업에 홈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 뷰티테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AGE-R 시리즈를 앞세운 디바이스 사업은 높은 판매 단가로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소모품 반복 매출이 가능한 디바이스는 고객 락인(lock-in)에도 기여, 재구매율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273억원, 영업이익은 3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1.3%, 183.6%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컨센서스(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매출이 각각 2485억원, 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0.8%, 100.8% 증가하면서 해외 성장성을 입증했다.
에이피알 해외실적. (자료=에이피알 IR BOOK)
아울러 에이피알은 주력 육성 기조를 지속, 브랜드 관리가 쉬운 편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른 시장 잠식도 제한적이다. 여기에 글로벌 뷰티 시장 무게중심 축이 화장품에서 뷰티테크로 이동하는 추세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아 프리미엄이 부여됐단 설명이다.
주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에이피알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된 직후 국내외 주요 증권사는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시장 내 지위 강화와 브랜드 성장으로 외형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올해 예상 매출(NH투자증권)은 2조5810억원, 영업이익은 6320억원이다. 타겟 PER은 33배다.
물론 구다이글로벌도 해외매출 비중이 높고 실적 성장 속도 또한 빠르다. 그런데 브랜드 편입으로 몸집을 키웠다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특정 브랜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안정성이 높지만, 반대로 개별 브랜드 흥행 지속 여부를 계속 검증받아야 한다는 부담도 존재하는 까닭이다.
M&A로 몸집을 키운 로레알이 참고 사례로 꼽힌다. 로레알의 시가총액은 2015년에서 2021년까지 4배가 올랐다. 그런데 이후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있다. 일부 브랜드 실적 정체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영향이다. M&A 기반 성장 전략 단점을 드러냈단 평이다. 구다이글로벌이 에이피알 대비 멀티플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디바이스와 소비재 플랫폼을 결합하며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여기에 자체 브랜드를 기반으로 유기적 성장을 이뤄낸다는 점이 시장에서 우호적인 평가를 받는 배경”이라며 “구다이글로벌의 경우 인수 브랜드들의 성장 지속성과 통합 역량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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