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이 환영사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구글이 한국 산업계 AI 파트너를 자처하고 나섰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제조부터 카카오·CJ ENM 등 플랫폼·미디어까지 전 산업에 걸쳐 구글 AI 도입을 확대, 자사 생태계로 편입한다는 구상이다.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서 "한국의 역동성은 구글과 한국 기업 간의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선도 기업과 함께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글이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AI 수용도와 적극적 활용도다. 윤 사장은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제미나이 이용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이용자의 82%가 AI를 성장을 돕는 파트너로 정의하는 AI 퍼스트무버 국가"라고 강조했다.
먼저 구글은 국내 제조·하드웨어 기업과 손잡고 자사 플랫폼을 탑재한 차세대 기기 개발에 나선다. 삼성전자와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에서 협업 중이다. 구글의 확장현실(XR) 전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을 탑재한 차세대 헤드셋 '갤럭시 XR'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젠틀몬스터와는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글래스도 준비 중이다.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협업하고 있다고 구글은 밝혔다.
IT·플랫폼 분야에선 제미나이 내재화를 추진한다. 카카오와는 자체 AI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원활하게 구동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첫 적용 사례는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다. LG유플러스 AI 에이전트 익시오에도 제미나이를 탑재해 통화 중 실시간 정보 검색, 내용 요약 등 통화 AI 기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구글은 이날 통합 AI 역량 강화 브랜드 'AI 올림'도 공식 발표했다. 윤 사장은 "모두가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의미를 담은 AI 올림을 통해 청년부터 기업, 개발자,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계층을 포괄하는 AI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파트너사·학계·스타트업 협업 거점이 될 'AI 캠퍼스'도 연내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27일 구글 딥마인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국가 AI 파트너십 일환이다. 구글 딥마인드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하고 한국에 처음 설립된다. 서울대·KAIST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의 생명과학·에너지·기후 분야 연구에 알파폴드·알파이볼브·알파게놈 활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로봇부터 교육까지…특화 모델 전선 확대
피지컬AI 협력에서도 한국 제조 기업과 협력 기대감을 드러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는 "한국은 칩부터 로보틱스까지 제조 분야에서 탁월하고, 산업 전반의 강점과 서울대·KAIST 같은 훌륭한 대학·연구기관까지 갖췄다"며 "새로운 AI 시대의 최전선에 설 모든 조건을 갖춘 나라"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이 대표 사례다. 양사는 올해 초 'CES 2026'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구글 로봇 특화 AI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탑재해 차세대 휴머노이드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 현대차 미국 공장 투입이 목표다.
구글은 이날 최신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 1.6을 공개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탑재한 시연 영상을 선보였다.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는 "물리적 AI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로봇이 형태와 크기에 관계없이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라며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한국 산업 생태계와 파트너십을 통해 로보틱스의 가능성을 함께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온라인 어학교육 기업 YBM넷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미나이 내 토익 모의고사 서비스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최현정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가치 있는 해결 과제"라며 "모든 학습자에게 개개인의 속도와 눈높이에 맞춘 퍼스널 튜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교육학 전문가들과 협업해 개발한 교육 특화 AI 모델 '런LM'도 소개됐다. 런LM은 단순히 정답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학습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과정 중심의 능동적 학습 경험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2026 리더스 AI 라운드테이블' 현장에서 참석 기업 관계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비공개 간담회서 AX 전략 공유...콘텐츠·유통·스타트업 한 자리에
공식 행사에 앞서 비공개 기업 간담회 '2026 리더스 AI 라운드테이블'도 열렸다. 구글 딥마인드에서는 카림 아유브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정석근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 김세웅 카카오 AI시너지 부사장, 윤상현 CJ ENM 대표, 이진희 CJ올리브영 플랫폼사업총괄,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등 주요 기업 관계자가 자리했다.
행사는 아유브 부사장 모두발언과 파트너 전략 논의로 진행됐다. 아유브 부사장은 AI 모델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데이터·모델 운영 역량을 강화할 때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민준 뤼튼AX 대표는 "어차피 모델은 계속 좋아지고 있고 3개월이 지나면 거의 다른 세상이 된다. 기업들은 모델을 갈아 끼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하네스 엔지니어링에 집중할 때라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CJ ENM은 구글과 AI 콘텐츠 제작에서 협력 중이다. CJ ENM은 구글 영상 생성 모델 베오(Veo)·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Imagen) 등 멀티모달 모델을 활용해 제작한 AI 장편영화 '아파트(가제)'를 내일 언론에 첫 공개한다.
유통 분야는 AI전환(AX)이 화두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구글 클라우드의 통합 AI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해 기업 AX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는 "제한된 예산으로 각종 디지털 전환을 진행해야 하다 보니 AI 전환 전략에 대해 물었다"며 "데이터부터 여러 부분을 보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하고 있는 일들을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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