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약 8년간 맡아온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 총수가 의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LG 지배구조 역사상 사실상 첫 사례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와 책임경영 체제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오는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전후해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구광모 회장이 맡고 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와 맞물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선진형 거버넌스’ 도입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LG 내부에서도 변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며 리더십 세대교체와 조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점진적 쇄신’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실적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보다 명확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 분리는 단순한 직책 이동이 아니라 총수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상징적 조치”라며 “LG가 외부 견제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실제 LG는 최근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사업 투자 확대와 함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사회 구조 개편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장 분리가 실질적 권한 분산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신중한 시각도 있다. 총수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한 상황에서 형식적 분리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사외이사 의장 선임 인물과 이사회 내 권한 재배치다. 재계에서는 법률·재무 전문가 출신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구광모 회장이 의장직을 내려놓을 경우, LG는 삼성·현대차 등 주요 그룹과 비교해도 한발 앞선 지배구조 개편 사례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ESG 경영을 둘러싼 글로벌 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LG의 이번 선택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사진/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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