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 찾은 배우 유지태의 독립영화 사랑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14년째 사비 들여 독립영화 응원
광주 출신 오재형 감독 ‘소영의 노력’…토크쇼·즉석 사인회
“영화관은 도서관…좋은 영화가 세상을 보는 가치관 키워줘”
2026년 07월 19일(일) 19:35
18일 광주극장에서 열린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 행사 모습. 하효선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부회장 유지태·정희정·김소영·오재형 감독(왼쪽부터) <윤재경 작가 제공>
배우 유지태는 지난 2012년부터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영화와 관객, 예술영화관을 연결하기 위해 그가 직접 기획·후원해 온 상영 프로젝트다. 사비로 100명의 관객을 초청, 함께 영화를 보고 감독·배우 등과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첫 영화는 용산 철거현장 화재 사건을 다룬 다큐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감독)이었다.
18일 광주극장에서 열린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 30번째 행사는 지금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진행됐던 프로젝트를 전국 예술영화관으로 확장하는 신호탄이었다.
이날 KTX로 광주를 찾은 유지태는 극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100장의 티켓을 구입한 후 손간판을 그리는 미술실을 비롯해 극장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2000년대 초반 무대 인사를 위해 지방의 오래된 극장들을 찾아다닌 그였기에, 옛모습으로 남아있는 광주극장을 보며 지금은 사라져버린 옛날 극장의 추억을 떠올렸다. 또 ‘어른 김장하’와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울지마 톤즈’ 등 ‘인물’을 다룬 다큐에 깊은 감명을 받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광주 출신 오재형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소영의 노력’(22일 개봉)으로 장애를 가진 소영이 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유지태의 사회로 오재형 감독, 배우 김소영·정희정이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에는 추첨을 통해 당첨된 100명 이외에 일반 관객 400여명 등 50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상업영화 한편을 찍으면 독립영화 한편을 관객들과 함께 보자는 마음으로 14년 전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상업영화 배우로 흥행 등 상업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작가주의나 독창성이 강조된 영화도 좋아하는데 그게 바로 독립영화였습니다. 다른 어떤 이유보다 제가 행복하고 재미있어서 하는 일입니다. 사회적 의무나 책임, 나눔이라는 거창한 생각보다는요. 우리가 함께 보는 독립영화를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지태는 “처음 시작할 때 극장 규모가 100석 정도였는데 오늘 역대급으로 관객들이 찾아주셔서 정말 뜻깊고 설레기도 하다”며 “9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광주극장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극장과 영화에 대한 생각도 들려줬다.
“영화관은 도서관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관이 흥행하는 영화와 재미있는 영화에 치중해 상업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지만 영화관은 문화자산입니다. 좋은 영화와 책은 세상을 보는 가치관을 키워줍니다. 영화와 영화관을 통해 우리 모두 같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소영 배우 등과의 대화를 이끈 유지태는 영화 ‘소영의 노력’은 “우리 각자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가 가진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소영님의 모습에 먹먹해졌습니다. 저 역시 촬영을 하며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경쟁도 치열하고, 평가도 심해서 혼란을 겪으며 저 스스로 의심할 때가 많습니다. 열정과 함께 노력을 아끼지 않는 소영님의 순수한 눈과 몸짓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더 지속가능할 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순수하다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삶이 더 풍부해지고 재미있어지니까요.”
행사 후에는 영화관 통로에서 예정에 없던 즉석 사인회도 펼쳐졌다.
/김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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