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경남도가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의 예비타당성조사 조속 통과를 정부에 공동 건의한 것은 부·울·경 초광역 발전의 절박성을 보여준다. 이 사업은 KTX울산역에서 양산, 김해를 거쳐 창원까지 54.6㎞를 잇는 복선전철로, 총사업비만 3조12억원에 이르는 대형 교통 인프라다. 단순히 한 노선을 새로 놓는 문제가 아니라 동남권 산업과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핵심축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관점의 판단이 필요하다.
울산과 경남이 공동건의문에서 강조한 대로 이 철도는 지역 교통 편의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울산의 이차전지 산업, 양산의 부품소재, 김해의 스마트 물류, 창원의 방위·원자력산업을 철도로 직접 연결하면 초광역 산업·물류 융복합벨트 구축이 가능하다. 지역 산업거점 간 이동시간이 줄고 물류·인력 이동이 원활해지면 동남권 전체의 산업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수도권에 산업과 인구가 집중된 현실에서 비수도권이 경쟁하려면 도시 간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반시설이 필수다. 특히 김상욱 울산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와 함께 추진될 때 부·울·경 광역교통망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개별 노선이 아니라 네트워크 전체의 효과를 봐야 한다.
문제는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경제성만으로 사업을 평가할 경우 비수도권 광역철도가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보다 인구밀도와 이용수요가 낮게 산정되는 지역사업은 편익 대비 비용 논리에 막히기 쉽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 산업 파급효과, 광역권 형성 효과는 단순한 수요 예측만으로 재단하기 어렵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지역 주민의 이동 편의를 넘어 국가 산업의 공간 구조를 바꾸는 투자로 평가돼야 한다. 울산과 경남 시·도민 약 16만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은 이 사업에 대한 지역의 기대를 보여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치밀한 공동 대응이다. 정부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
울산신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