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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소취소, 왜 이렇게 급했나

그런데 지금은 6·3 지방선거 전체를 삼켜버린 단어가 됐다.

공소취소, 왜 이렇게 급했나

■ 공소취소, 왜 이렇게 급했나

■ 지방선거 뒤로 미뤄도 됐는데… 여권은 왜 지금 칼을 뽑았나

■ 국민은 법조문보다 순서를 본다

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공소취소 논란은 법률 용어를 넘어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번졌다. 유권자는 법조문보다 ‘왜 지금인가’라는 순서를 보고 있다. 일러스트=AI 생성

이 질문 하나가 지금 정치권을 흔든다.

왜 이렇게 급했나.

공소취소.

원래는 어려운 법률 용어였다.

그런데 지금은 6·3 지방선거 전체를 삼켜버린 단어가 됐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지난 6일 CBS 라디오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민들에게 공소취소가 뭐냐고 물어보시라. 10명 중 8명, 9명은 잘 모른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대한민국 자유유튜브 총연합회(대자유총)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9~10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응답자의 51%가 그 발언을 "시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국민은 몰랐던 게 아니었다.

적어도 정치권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 원래 지방선거는 이런 선거다

지하철.

재개발.

주차장.

복지예산.

생활민원.

그런데 지금 판은 완전히 달라졌다.

헌법.

검찰.

사법권.

대통령 재판.

선거판 전체가 중앙정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국민은 묻기 시작했다.

지방선거 끝나고 해도 됐잖아.

공소취소가 어려운 단어일수록, 유권자는 더 쉬운 질문으로 돌아간다.

왜 지금인가.

■ 여권도 안다

지금 가장 위험한 단어가 뭔지

여권이 모를 리 없다.

셀프면죄부.

방탄입법.

재판삭제.

야당은 이미 이 단어를 완성했다.

정치에서 무서운 건 긴 설명이 아니다.

짧은 감정 문장이다.

실제 빅데이터가 그걸 증명한다.

썸트렌드(SomeTrend)가 5월 1일부터 12일까지 분석한 결과, 공소취소 관련 주요 연관어는 '비판하다', '범죄', '논란', '우려', '폭주', '강행', '역풍'이었다.

법리 논쟁이 아니었다.

감정 반응이었다.

여권은 법리를 말하지만, 선거는 법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선거는 의심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특히 중도층은 법리를 다 보지 않는다.

왜 지금인가.

왜 이렇게 급한가.

그 순서를 본다.

실제 정치에서 타이밍(timing)은 메시지다.

같은 법안도

선거 직후 처리하면 개혁이 되고

선거 직전 밀어붙이면 방탄으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여권 내부에서도 속도조절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강행 흐름이 살아 있는 건 이유가 있다.

■ 여권 계산은 하나다

길게 끌리느냐, 짧게 맞느냐

숫자부터 보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은 특검법안에서 모두 8개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1심 선고 전 단계에 있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다.

논란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여권 입장에서는 재판이 길어질수록 뉴스가 반복된다.

새 증언.

새 녹취.

새 공방.

새 헤드라인.

대통령 개인 리스크가 정권 전체 리스크로 번진다.

국정 어젠다는 사라지고

정권은 매일 방어만 하게 된다.

여권의 계산은 단순하다.

짧고 강한 역풍을 맞더라도

길고 질긴 재판 리스크를 끊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정권 초반이다.

권력 초반은 숫자가 된다.

후반은 여론이 된다.

지금은 의석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흔들릴 수 있다.

여권 강성 지지층도 압박한다.

왜 아직 못하느냐.

왜 검찰을 그대로 두느냐.

왜 개혁을 미루느냐.

결국 지금 여권은

야당과 싸우는 동시에

자기 지지층과도 시간을 싸우고 있다.

■ 그러나 정치엔 늘 반대 계산서가 있다

문제는 중도층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나온 또 다른 숫자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 관련 사건에 대해 공소취소 없다는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3%였다.

반대는 33%.

격차는 20%포인트다.

더 눈에 띄는 숫자는 따로 있다.

스스로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56%가 찬성했다.

중도층 절반 이상이 이미 선을 그은 것이다.

여론 변화도 가파르다.

서울시장 양자 대결에서 지난 4월 세계일보·한국갤럽 조사 당시 정원오 후보는 오세훈 후보에 15%포인트 차(52% 대 37%)로 앞섰다.

5월 9~10일 뉴스1·한국갤럽 조사(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2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46% 대 38%로 격차가 8%포인트로 좁혀졌다.

대구시장은 더 가파르다.

한 달 전 세계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추경호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앞섰다(53% 대 36%).

5월 9~10일 뉴스1·한국갤럽 최신 조사(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03명, 동일 오차범위)에서는 김부겸 44%, 추경호 41%.

격차 3%포인트. 오차범위 안이다.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이 보수층 결집과 격차 축소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부동산, 후보 확정, 지역 정서 같은 복합 요인도 함께 작동하지만, 흐름의 변곡점이 특검법 논란 시점과 겹친다는 분석이 많다.

강성 지지층은 이미 결론이 끝났다.

결국 선거를 흔드는 건 회색지대다.

검찰개혁에는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본인 사건과 연결되는 순간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은 제도보다 순서를 본다.

2016년 박근혜 탄핵 때도 사람들이 분노한 건 헌법 조문이 아니었다.

최순실의 존재가 알려진 순서, 그리고 청와대의 태도였다.

순서와 태도가 민심을 갈랐다.

지금도 같은 원리가 작동한다.

대통령 재판.

공소취소.

지방선거 직전.

속도전.

이 순서 자체가 메시지가 된다.

그래서 야당은 지금 지방선거를 지역선거가 아니라 법치 심판 선거로 끌고 간다.

국민의힘은 아예 '국민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거대책위원회'를 5월 13일 공식 출범시켰다.

선대위 이름 자체가 단어다.

법리가 아니라 감정이다.

이 프레임이 무서운 이유는 간단하다.

복잡한 법률 논쟁을 한 줄로 압축하기 때문이다.

셀프면죄부.

선거는 원래 긴 설명보다 짧은 분노가 더 강하다.

■ 결국 이번 선거는

누가 시장 되느냐 싸움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정치권은 서로 다른 계산서를 들고 싸운다.

여권은 말한다.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정권 내내 끌려다닌다.

야당은 말한다.

왜 하필 지금이냐.

그 급함 자체가 답이다.

그리고 국민은 그 사이에서 순서를 본다.

수치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구 격차가 17%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5분의 1 토막 났다.

서울도 15%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반 토막 났다.

중도층의 56%는 대통령에게 직접 답하라고 요구한다.

법은 조문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선거는 순서로 움직인다.

여권이 얻으려는 건 재판의 종료다.

잃을 수 있는 건 지방선거의 대세다.

계산서는 쓴 사람이 맞다고 생각할 때 가장 위험하다.

합산 결과가 틀렸다는 걸 아는 순간, 이미 투표함은 닫혀 있다.

6월 3일.

국민이 직접 합산한다.

그날 투표함에 들어가는 것은 시장 이름만이 아니다.

공소취소를 왜 지금 꺼냈는지에 대한 답도 함께 들어간다.

그리고 그 결과는 취소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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