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증시 활황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고위공직자들의 평균 재산이 21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 가치 상승과 저축 등 실질적인 소득에 기반한 ‘순재산’ 증가가 전체 재산 증식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재산 증가 폭이 2배 이상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6일 행정부 소속 정무직 및 1급 고위공무원, 지자체장, 교육감 등 공개 대상자 1천903명의 ‘2026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을 공직윤리시스템과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1인당 평균 재산은 20억9천56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신고액보다 평균 1억4천870만원(7.6%)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평균 증가 폭인 6천201만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공개 대상자의 76.1%인 1천449명이 재산을 불렸으며 2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공직자도 전체의 32.4%에 달했다.
재산 증가의 결정적 요인은 ‘순재산 증가’였다. 전체 증가액 중 저축 및 주식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중이 73.6%(1억 944만원)로 가장 높았으며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등 가액 변동에 따른 증가는 26.4%(3천926만원)를 차지했다. 이는 과거 부동산 가액 변동이 재산 증식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작년 한 해 뜨거웠던 자본시장과 개인적 저축 노력이 재산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종전보다 18억8천807만원이 증가한 49억7천721만원을 신고했다. 청와대는 도서 인세와 급여 소득, 그리고 상장지수펀드(ETF) 평가이익 등이 주요 증가 사유라고 설명했다. 장관급 중에서는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강남권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총 5채의 주택을 포함해 223억157만원을 신고하며 1위에 올랐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7억4천96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장형 법무비서관이 해외 주식 평가액 상승에 힘입어 134억1천만원을 신고해 참모진 중 최고 자산가가 됐다.
전체 공개 대상자 중 재산 총액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세웅 평안북도지사가 삼성전자 주식 85만여 주를 포함해 총 1천587억2천484만원을 신고했다. 특히 주가 상승으로 인해 1년 만에 재산이 540억원이나 늘어 증가 폭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평균 재산은 행정부보다 많았다. 안철수, 박덕흠 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평균은 28억8천730만원이었으며 고위 법관의 평균 재산은 44억4천961만원에 달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번 공개 내역을 바탕으로 오는 6월 말까지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정밀 심사를 진행한다. 허위 기재나 중대 과실로 인한 누락이 발견될 경우 경고, 과태료 부과, 해임 등 엄중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상반기 중 ‘부동산 공정 신고센터’를 개설해 국민 감시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 거부율이 48.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점은 공직사회 투명성 확보를 위해 향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지점으로 지적된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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