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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물가에 빅테크 회사채도 급증…美 국채금리 '껑충'

최근 미국 테크 기업이 장기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해 경쟁 투자 자산인 미국 장기 국채의 낙찰 금리를... 미국 빅테크다. 이들 업체는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시설을 대규모로 짓기 위해 장기 회사채 시장으로...

고물가에 빅테크 회사채도 급증…美 국채금리 '껑충'

30년물 발행 금리 19년 만에 연 5%대로 치솟아

시장 예상 크게 웃돈 물가지표

장기 국채 고금리 요구 더 커져

빅테크 회사채와 자금확보 경쟁

"세계 장기 채권시장 수급 급변"

연 5%대 금리로 발행된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급등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최근 미국 테크 기업이 장기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해 경쟁 투자 자산인 미국 장기 국채의 낙찰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예상보다 더 오른 물가

17일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경제통계(FRED)와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직전인 지난 2월 27일 연 4.633%에서 이달 15일 연 5.131%로 0.5%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이날 연 4.603%까지 상승했다.

국채 투자자가 최근 중동 원유 공급이 막히고 에너지 가격이 오른 것을 반영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충격은 미국의 각종 물가 지표를 끌어올렸다. 13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4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6.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서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1년 전 동기보다 3.8% 올라 약 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가 오르면 미래에 받을 원금의 실질 가치가 줄기 때문에 투자자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스티븐 젱 도이체방크 금리전략가는 “장기채 금리가 연 5%대로 상승해 투자자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돈을 굴려야 하는 연기금으로서는 미국 국채로 연 5% 수익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19년 만에 연 5%대 금리 발행

최근 미국 장기 국채 발행 금리 자체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13일 시행한 250억달러(약 37조6025억원) 규모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연 5.046%로 결정됐다. 미국 국채 30년 만기 입찰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 글로벌 지정학 위기 확산 등의 영향이 크다.

시장에선 다른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장기 자금 시장의 수요와 공급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측면에서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와 이자 비용 증가 때문에 장기 국채 발행을 줄이기 어렵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총 1250억달러 국채를 발행해 833억달러어치의 만기 도래 민간 보유 국채를 차환하고 417억달러 규모 신규 현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2026회계연도 연방 재정적자를 1조9000억달러로 전망했다.

장기 자금 시장의 수요 측면에선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미국 빅테크다. 이들 업체는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시설을 대규모로 짓기 위해 장기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갔다. 알파벳(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등의 올해 AI 관련 지출 규모만 7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채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

이들 업체는 AI 투자에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계속 발행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에도 250억달러 규모 회사채로 투자금을 확보했다. 아마존은 3월 2028년 만기 변동금리채부터 2076년 만기 연 6.05% 고정금리채까지 총 368억9800만달러 규모 회사채 발행을 마쳤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월 100년 만기 회사채를 포함해 315억1000만달러 규모 글로벌 채권을 찍었다.

미국 재무부와 빅테크의 장기채 구매자는 겹치게 마련이다. 30년 이상 만기 채권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글로벌 생명보험사, 연기금, 국부펀드, 부채 연계 투자 운용사 등 소수에 그친다. 알파벳은 2월 유로, 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다양한 통화로 회사채를 발행해 글로벌 보험사와 연기금 자금을 흡수했다.

미셸 베르니에 바클레이스 고정수익전략부문장은 “AI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빅테크가 대규모 장기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국채를 포함해 세계 장기 채권 시장의 수급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완 기자/도쿄=최만수 특파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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