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엽 경북대학교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
한 달여 이어진 이란 전쟁은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주유소 기름값을 선두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이었던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성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국제 질서와 경제 안보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처럼 외부에 의존하는 에너지 의존 구조는 언제든 국가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같은 시기, 인류의 시선은 지상이 아닌 우주로 향하고 있다. 지난 4월2일, 미국 NASA(나사)가 주도한 Artemis II(아르테미스2) 발사가 성공했다. Apollo(아폴로)17 이후 50여 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는, 우주를 자원과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 ‘우주 산업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사건이다. 이제 우주는 탐사의 대상을 넘어, 국가 전략과 산업 패권이 충돌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는 이미 ‘우주 자원 경쟁’에 들어섰다. 지구상의 자원과 공급망 질서가 흔들릴수록 우주의 전략적 가치는 폭발적으로 커진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우주 산업을 경제 공간으로 재편하며, 표준과 공급망을 선점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원 확보의 무대가 지상에서 우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 상징이 SpaceX(스페이스엑스)다. 민간 기업이지만 미국 전략산업의 중심에 서 있으며, 올 6월 상장(IPO)을 목표로 하는 SpaceX의 기업가치는 최대 2조 달러(약 3천조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는 우주산업이 더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우주가 가진 무한한 자원이 있다.
달 표면에 널려있는 헬륨-3는 방사능 오염이 거의 없는 차세대 꿈의 핵융합 연료로, 단 1g으로 석탄 40톤에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고효율 자원이다. 달에 100만 톤 이상 매장되어, 주요국들이 달 탐사를 통해 확보하려는 핵심 우주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미래 에너지 패권은 누가 이 자원을 먼저 확보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우리나라, 특히 대구경북도 우주산업을 키우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중심의 전자·부품 산업, 첨단 소재, 정밀 제조 역량은 우주항공 산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개별적 역량들이 아직 하나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통합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제조업을 ‘우주급(Space-grade)’ 기술로 전환하는 전략적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동시에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대학, 연구소, 기업, 공공기관이 연결된 통합 밸류체인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 산업 인재를 집중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우주산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산업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빠르고 과감한 투자와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이란전쟁이 던진 메시지는, 기존 자원과 낡은 질서에 의존하는 국가는 위기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세계는 우주를 포함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점에 우리 역시 선진국 기술을 뒤쫓는 추격자를 넘어, 우주 자원 영토에 당당히 도전하는 개척자로 도약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자원 부족을 걱정하는 나라가 아니라, 자원을 개척하는 국가로 바뀌어야 한다. 이란전쟁에서 드러난 위기를 반면교사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호르무즈에서 우주로 시선을 돌리는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기에서 기회로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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