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홍해 항로 동시 긴장
국제유가·해상운임 상승 압력
기업 부담↑… 물가 자극 우려
수출·제조 전방위 영향 확대
2026년 2월 1일 중동지역 홍해 상에서 이스라엘 해군과 미 해군 전함들이 공동 해상훈련을 수행하는 장면. 이스라엘 해군은 이와별도로 2월 12일 밤까지 지중해 가스전과 각 항구들의 방어를 위해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고 국영 칸TV가 보도했다. 2026. 02 13. (출처: 신화, 뉴시스)
-핵심 요약-
◆바닷길 긴장과 수출 충격
중동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항로가 동시에 불안정해졌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60~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해상 운임과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홍해 항로 우회 시 운항 거리와 기간이 늘어나 물류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 해상 운송 중심 수출 구조로 한국 기업과 경제 전반에 전방위적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에너지·제조업 충격과 경제 부담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제조업과 석유화학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항공유 급등으로 항공사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전략 비축유 SWAP 제도와 에너지 절감 정책으로 대응하지만 전쟁 장기화 시 경제 부담은 상당하다.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기업 부담과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강화될 전망이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중동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원유 수송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과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홍해 항로가 모두 긴장 상태에 놓이면서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원유 수입과 수출 물류를 해상 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세계 원유 동맥 ‘호르무즈’ 봉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에서 생산된 원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60~70%를 중동에서 들여오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 물량 대부분이 이 해협을 거쳐 국내로 들어온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봉쇄 조치로 해협 통과 선박이 하루 100척에서 1~10척 수준으로 급감했다. 해협 인근에는 2000척 이상이 발이 묶인 채 대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일부 선박에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통행료가 요구되는 일도 발생해 국제 해상 물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아시아-유럽 물류 축 ‘홍해’ 흔들
홍해 역시 세계 해상 물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로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짧은 해상 루트로 활용된다. 선박이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아프리카를 돌아가지 않고도 유럽 시장에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0~12%가 이 항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과 중동 긴장 확산으로 홍해 통항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글로벌 해운사들은 선박 안전 문제를 고려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선박이 홍해를 우회할 경우 항해 거리는 약 6000~7000㎞ 늘어나며 운항 기간도 최대 15일 이상 지연될 수 있다. 운항 시간과 연료비 부담이 증가해 운임 상승 압력도 뚜렷하다. 한국 수출 물동량의 약 99%가 해상 운송을 통해 이동한다는 점에서 주요 해상 항로 불안은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직격으로 드러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다가 이란 측의 발사체 공격을 받은 태국 선적 컨테이너선 마유리나리호. (출처: 연합뉴스)
◆바닷길 운임·물류비 부담 확대
또 다른 변수는 해상 운송 비용 상승이다. 글로벌 해운시장은 지정학적 긴장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인 영향을 받아 왔다. 주요 항로에서 군사적 충돌 위험이 커지면 선박 운항 자체가 제한되거나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운송 비용이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해운업계에서는 홍해 항로의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컨테이너 운임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가 영향을 받을 경우 글로벌 물류 비용 전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해상 물류 비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자동차와 기계, 철강, 화학제품 등 주요 수출 품목 상당수가 해상 운송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항공유 급등에 하늘길 위태
항공 산업도 ‘전방위 충격’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3월 평균 두바이유 129달러, 항공유 194달러를 기록한 상황에서 4월부터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단계별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계속되는 중동 긴장이 비정상적인 고유가를 유발하고 있다”며 “장기화될 경우 연간 사업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유가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 산업 구조상, 유가 급등은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유가 부담을 이유로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항공업계 전반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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