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추천 제도’ 문제 제기 속에
타 지역 작가 선정 ‘의미 있는 변화’
본상 심영철, 설치에서 미디어 아트까지
인공지능 활용해 조각 확장 가능성 탐구
청년상 박정희, 삼베와 아크릴 결합해
새로운 자연 세계 표현하며 주목 받아
‘제25회 문신미술상’ 본상 수상자 심영철 작가. /창원시
제25회 문신미술상 본상 수상자로 심영철 작가, 청년작가상 수상자로는 박정희 작가가 선정됐다.
문신미술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문규)는 7일 본상 후보자 9명과 청년작가상 후보자 12명을 심사했으며, 5명의 심사위원이 논의와 무기명 투표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출신지와 대학 등 ‘경남 연고 없는’ 작가에게 청년작가상이 돌아간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이전까지 수상자와 추천인이 얽혀 있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지역 청년 작가들을 중심으로 ‘불투명한 추천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었다.
임형준 문신미술상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추천 제도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운영위원회에서 심사위원이 알아서 하도록 하자고 했다”며 “룰(자격 요건)대로 하자고 했다. 그러다 보니까 신경(경남 출신 우선)은 전혀 안 썼다”고 말했다.
조각에서 시작해 확장된 작업들
본상 수상자인 심영철 작가는 설치 미술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아우르며, ‘정원’ 시리즈를 통해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다. 빛과 소리, 향, 움직임, 공간, 관람객 참여를 결합한 작업으로 시각을 넘어서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관람객 경험 연구를 근간으로 조각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1983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53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석주미술상(2007년), 토탈미술상(1994년) 등을 수상했다.
청년작가상 수상자인 박정희 작가는 삼베와 아크릴을 결합해 ‘새로운 자연의 세계’를 표현하며 주목받고 있다. 삼베의 직조 구조에서 생기는 틈과 구멍으로 ‘숨의 입자’와 ‘관계의 공간’을 표현하고 있으며, 재활용 소재와 입체·공간 작업으로 확장해 ‘치유의 공간’을 구현해 왔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박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을 네 차례 열었으며, 국내외 기획·초대전에 참여해 왔다. 제46회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동상(2025년), 제18회 서울국제미술대상전 서울특별시의회의장상(2025년) 등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6월 11일 오후 5시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야외 공간에서 열린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 원, 청년작가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이 각각 수여된다.
‘제25회 문신미술상’ 청년작가상 수상자 박정희 작가. /창원시
청년작가상 변화 ‘조짐’
올해로 25회를 맞는 문신미술상은 대칭형 추상 조각 세계를 개척한 거장 문신(1923~1995)의 업적과 예술혼을 기리고자 2002년 제정됐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국 미술 발전에 이바지한 작가를 시상한다.
청년작가상은 2011년부터 선정됐다. 자격 요건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미술작가’다. 애초 취지가 ‘경남 출신을 우선으로, 경남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1순위, 외부에서 활동하더라도 경남 출신이 2순위’를 전제로 했다. 2011년 첫 수상자부터 2024년까지 부산 출신 1명을 제외하고 경남, 특히 창원 출신이 수상했다. 부산 출신 수상자도 도내 대학을 졸업하고 경남에서 활동 중이다.
‘창원시 문신미술상에 관한 조례’ 제5조를 보면 청년작가상은 △대학 총·학장 △미술 관련 단체장 △미술 평론가 △화랑 대표자 △문신미술상 추천위원단의 추천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가 추천을 요청할 수도 있고, 추천인이 제안하기도 한다.
문제는 수상자와 추천인이 얽혀 있다는 의혹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22년과 2024년 수상자의 추천인은 현 경상남도미술협회 이사장이었으며, 2023년 수상자는 현 마산미술협회 회장이자 문신미술상운영위원회 위원장의 자녀였다.
이에 수상자의 추천서와 공적 조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청년작가상을 받았던 한 중견 작가는 “추천서도 제대로 작성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작가가 직접 작성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수상자 추천서와 공적 조서, 포트폴리오는 있는 그대로 공개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한 바 있다.
임 위원장은 “운영위원회에서 안건(수상자 추천서·공적 조서·포트폴리오 공개)으로 받아들여져 통과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운영위원회서 만약에 ‘공개하자’고 결론지으면 백프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추천제와 관련해서는 고수 입장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갤러리에서마저 추천을 받지 못한다면 작가의 문제라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류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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