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실·국, 상임위별 초안 보고
사전 협의 내세워 부담 완화
후폭풍 차단 포석 일거양득
떠넘기기-의견 수렴 시각차
도의회 내부 상반된 의견도
경기도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2027년도 본예산 사업에 대한 대규모 감액이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부서는 전년 대비 80% 이상 예산이 잘려 나가는 등 대대적인 칼질이 시작됐다. 도 각 실·국은 최근 도의회 상임위원회를 상대로 내년도 예산안 초안 보고에 나섰다. 다만 도의회 내부에서는 이례적인 도의 예산안 보고에 대해 '감액안 떠넘기기', '핵심 사업 의견 수렴'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26일 경기도와 도의회 취재를 종합하면 도 각 실·국은 소관 상임위를 찾아 2027년도 본예산안 초안을 사전 보고하고 있다. 도가 본예산안 편성 단계에서 각 상임위에 초안 수준 감액 내역을 들고 가 조율을 시도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의회 사전 협의를 내세워 대규모 감액에 따른 부담을 덜고, 향후 닥칠 후폭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함께 나오는 배경이다.
보고된 내용에서 도민 안전망과 직결된 복지 분야 역시 예산 축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건강국의 경우 자체 사업 예산 삭감률이 7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실·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소관 한 부서는 예산이 8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AI국 등 주요 부서 예산 역시 50% 이상 깎이는 등 대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 일부 실·국은 예산을 감액해 조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들 우선순위를 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상임위별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의회가 나서서 삭감 우선순위를 정해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범위한 민생 예산 전체를 사전에 일일이 파악해 걸러내기 힘들뿐더러, 향후 사업 중단에 따른 비판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전에 틀을 맞춰버리면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의회 목소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반면 재정난이 심각한 만큼 도에 요구안을 먼저 전달해 핵심 사업을 추려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무작정 부딪치기보다는 선제 조율을 거쳐 민생 직결 예산을 살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의회 의견이 최종안에 온전히 담길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위기다.
현재 도의회 민주당과 민주당 경기도당, 경기도가 3자 간 정례 소통을 시작하면서 당정협의회 준비를 본격화했다. 장한별 민주당 수석, 이규진 정무수석, 안명수 도당 사무처장 등이 만났다. 당정 간 상시 소통 창구를 개설하고, 2027년도 본예산 편성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사전 공유·조율 체계를 구축하고자 마련됐다.
본예산 편성 방향 및 주요 재정 여건 공유, 경기도 31개 시·군 정책과제 협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원활한 협조 체계 구축 등이 논의됐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경기도는 회계연도 시작 50일 전인 오는 11월 11일까지 도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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