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지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으나 도내 여성안심시설이 일부 시군과 특정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교제폭력 등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젠더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피해자 지원체계도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기도 내 시군 자료를 종합하면 도내 여성안심시설은 약 1만 2330개로 집계됐다.
시설별로는 비상벨이 8154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솔라표지병 1989개, 안심거울 1020개, 안심등 376개, 안심스크린 269개, 안내판 265개 등의 순이다.
시군별 설치 규모는 파주시가 2398개로 가장 많았고 안산시 2100개, 광주시 1634개, 포천시 1116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일부 시군은 여성안심시설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지역별 격차가 컸다.
시설이 설치된 지역과 종류가 특정 사업에 집중돼 상당수는 여성안심거리 조성사업이 추진된 구역이나 공중화장실 등에 몰려 있었다.
일부 시군은 긴급상황에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비상벨보다 솔라표지병 등 환경 개선 시설을 중심으로 설치했다.
안산시는 보안등과 다국어 안내판 등 여성 안전시설 상당수가 상록수역 일대에 집중됐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상벨보다는 솔라표지병과 로고젝터 등 환경 개선 시설이 주로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시 역시 과거 여러 지역에 관련 시설을 설치했지만 노후화 등으로 상당수가 사라져 현재는 안심거리 조성사업이 이뤄진 곳을 중심으로 남아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과거 설치한 안심장치가 오래돼 대부분 없어졌고 현재는 안심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 곳을 중심으로 시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안심시설을 비롯한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셉테드)가 주거침입 등 기회성 범죄를 예방에 효과가 있지만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토킹이나 교제폭력 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에스더 수원여대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는 “젠더폭력은 이미 잘 아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토킹과 교제폭력 등을 예방하는 데 셉테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경기도젠더폭력통합대응단을 통해 여성과 아동·청소년 피해자에게 상담과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피해 상황을 파악한 뒤 피해 유형에 따라 지원기관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방문 상담 거점은 경기남부 수원시와 경기북부 의정부시에 각각 한 곳뿐이어서 다른 지역 피해자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성폭력과 가정폭력, 디지털 성폭력, 교제폭력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폭력 유형별로 분산된 지원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피해자들이 여러 기관을 오가지 않도록 분산된 센터를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젠더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별도의 인력 충원 계획은 없다”며 “복합 피해가 발생하면 유형별 업무 담당자들이 회의를 열어 피해자별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경기북부 거점이 설립됐다”며 “적극적인 홍보와 각 지역 지원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김민준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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