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 아파트값이 최근 3개월 새 3.74% 오르는 등 집값 상승세가 경기 남서부권과 인천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이 맞물리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한 영향이다. 경기와 인천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기 아파트값은 지난 14일 기준 4.92% 상승했다. 최근 3개월(6~8월)간은 수원 권선구(4.27%), 안양 만안구(3.46%) 등 경기 남부 지역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부천 원미구(2.39%), 남양주(2.49%)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오름세가 확산하고 있다. 경기 비규제지역 16곳의 최근 3개월 주택 가격 상승률은 조정대상지역 기준(0.14%)을 넘어섰고, 이 중 15곳은 투기과열지구 기준(0.16%)을 웃돌았다.
인천에서는 연수(0.87%) 부평(0.55%) 미추홀(0.36%) 계양(0.15%) 등 4개 구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모두 투기과열지구 기준을 충족했다.
전문가들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과 사내대출 확대 등으로 유동성이 늘어난 데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어서다. 입주 물량 감소와 신규 분양 지연으로 매물 부족이 지속되는 점도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다.
정부가 추가 규제지역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을 거래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청약 규제 강화 등이 뒤따른다. 서울 전역과 경기 15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이들 지역은 내년까지 규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의 긍정적 역할이 있다”며 규제 연장 필요성을 시사했다.
부천·의정부까지 번진 집값 상승…수도권 전역이 '규제 사정권'
경기 외곽 넘어 인천으로 확산…집값 상승률, 소비자 물가 상회
경기 군포, 화성 병점 등 16개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최근 조정대상지역 기준을 넘어서면서 규제지역이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월세 가격 불안과 고가 주택을 겨냥한 대출·세금 규제가 맞물리며 수도권 외곽시장 매수 수요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지역 지정이 또 다른 풍선효과를 자극하고 거래량을 위축시킬 수 있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규제지역 확대 따른 수요 이동”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6~8월) 경기 지역 16개 시·구(기존 규제지역 15곳 제외)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0.11%)의 1.3배인 조정대상지역 기준(0.14%)을 넘어섰다. 이 중 15곳은 투기과열지구 기준(0.16%)도 웃돌았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에 이어 올해 ‘6·27 대책’에서 경기도 15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3개월여 만에 규제지역 요건을 충족하는 시·군·구가 더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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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기준을 넘은 지역은 수원 권선구(4.27%), 화성 병점구(4.08%), 군포(3.74%), 안양 만안구(3.46%), 남양주(2.49%), 부천 원미구(2.39%), 광주(2.21%), 의정부(1.32%), 고양 덕양구(1.06%), 안산 단원구(0.82%), 부천 소사구(0.76%), 용인 처인구(0.72%), 오산(0.59%), 김포(0.24%), 화성 효행구(0.17%) 등이다. 부천 오정구(0.15%)는 조정대상지역 기준을 넘어섰다.
안양 만안구, 화성 병점구, 수원 권선구 등 기존 투기과열지구 인접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구리와 화성 동탄 등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대출·실거주 요건이 강화되자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번진 것으로 분석된다. 병점구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말 9억38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초보다 약 2억원 오른 수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규제지역 확대에 따른 수요 이동이 일부 지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며 “유동성 여건과 전세 매물 부족이 맞물리면서 지역 간 가격 격차를 좁히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외곽뿐 아니라 인천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인천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0.22%)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송도가 포함된 연수구(0.87%)를 비롯해 부평구(0.55%), 미추홀구(0.3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월세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규제 가능성 무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기존 규제지역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정부는 서울과 경기 15개 규제지역을 연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어놨다. 내년 이후까지 연장하는 안이 확실시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당장은 아니지만 연말까지 규제 요건을 계속 충족하면 검토될 수 있다”며 “규제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인접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으로의 풍선효과 확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여기(강남)는 내리고 여기(강남 외 지역)는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가격 변동 추이에 대한 설명”이라며 “정부는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집값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영연/구은서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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