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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임썰전] 카카오게임즈 매각은 '카카오식 게임 전략'의 실패다

지난 24일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연임 소식이 들려올 때만 하더라도 하루가 지난 25일 이런 충격적인 뉴스가 뜰 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카카오가 결국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내려놓고 일본계 자본에 넘긴...

[게임썰전] 카카오게임즈 매각은 '카카오식 게임 전략'의 실패다

왜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내려놨나

카카오게임즈의 미래, 두 갈래로 갈린다

결국 실패로 끝난 카카오의 게임산업 도전...카카오게임즈는 계속 간다

지난 24일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연임 소식이 들려올 때만 하더라도 하루가 지난 25일 이런 충격적인 뉴스가 뜰 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카카오가 결국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내려놓고 일본계 자본에 넘긴 것이다. 불과 하루 사이,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는 메시지는 “이제는 외부에 맡긴다”는 결론으로 뒤집혔다.

카카오는 25일 라인야후 측에 카카오게임즈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기로 했다.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 목적 법인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로부터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다. 거래가 5월 중 완료되면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는 1대 주주 자리는 내려놓지만 카카오게임즈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남아 전략적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통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 역시 구주 매각대금 중 일부를 이번 거래에 재투자해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확장’과 ‘전략적 투자 유치’다. 하지만 숫자와 흐름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3년 누적 순손실 6000억원, 모바일 매출 급락과 신작 지연, 그리고 R&D 비용 급증. 이 모든 조각이 맞춰지면서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졌다. 게임사업이 주력이 아닌 카카오가 실적이 나지 않는 카카오게임즈를 더는 직접 끌고 가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카카오게임즈의 실패라기보다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선택해온 ‘카카오식 게임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판단한다.

왜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내려놨나

카카오가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한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게임 DNA 부족이다.

첫 번째는 게임 DNA 부족이다. 카카오는 본질적으로 플랫폼 기업이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트래픽을 만들고 이를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특히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데 익숙한 기업이다. 모빌리티, 금융, 콘텐츠 등 주요 사업 역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만들어내는 구조였다.

카카오는 그동안 내수 중심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이어오며, 투자 이후 빠르게 결과가 나타나는 사업에 강점을 보여왔다. 일정 수준의 트래픽과 자본을 투입하면 단기간 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모델에 최적화된 조직이다.

반면 게임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한 번 흥행한다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개발과 운영, 그리고 IP 축적이 핵심이다. 제대로 된 게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년의 시간과 반복적인 실패를 감수해야 한다. 펄어비스만 보더라도 ‘붉은사막’ 하나를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다.

결국 문제는 속도와 방향의 차이다. 빠르게 확장하고 성과를 확인하는 데 익숙한 플랫폼 기업과, 오랜 시간 버티며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게임 산업은 애초에 결이 다르다. 카카오 내부에서 이 사업을 끝까지 끌고 갈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두 번째는 구조적으로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연구개발 비용 비중은 30%를 넘겼다. 2023년 1492억원이던 R&D 비용은 2024년 1688억원, 지난해 1609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 돈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AAA급 프로젝트는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이 계속 쌓인다. 출시가 지연되면 손익 구조는 더 악화된다. 플랫폼 사업처럼 투자 대비 효율이 빠르게 나오는 구조가 아니다.

세 번째는 ‘오딘 이후’의 공백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한 차례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그 이후를 이어갈 캐시카우를 만들지 못했다. 핵심 IP 매출은 하향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고 신작은 줄줄이 지연됐다. AAA급 액션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는 출시가 2027년으로 밀렸고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차기작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 결국 “다음이 없다”는 판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결정타는 실적이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431억원이다. 최근 3년 누적 순손실은 6000억원에 달한다. 주력인 모바일 매출도 빠르게 줄었다. 2023년 6751억원이던 모바일게임 매출은 2024년 5404억원, 지난해 3508억원까지 감소했다. 이 정도 손실 구조를 플랫폼 기업이 끝까지 버티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2대 주주로 남았다. 최대주주로서의 책임은 내려놓되, 향후 성과가 나올 경우 과실은 함께 가져가겠다는 구조다.

카카오게임즈의 미래, 두 갈래로 갈린다

이제 카카오게임즈는 완전히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 방향은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실패 시나리오다. 라인야후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자리 잡고 사실상 일본 자회사로 편입되는 그림이다. 한국 스튜디오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기존 IP 경쟁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이름만 남은 껍데기 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성공 시나리오다. 라인야후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퍼블리싱 역량을 활용해 구조를 재정비하는 것이다. 투자 확대와 조직 개편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새로운 성장 경로를 찾는 그림이다. 이번 딜로 약 3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재무 안정성도 확보했다. 카카오 색이 빠지는 대신 더 ‘게임회사다운’ 체질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결국 성패는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라인야후가 단순한 재무 투자자가 아니라 실제 운영에 얼마나 깊이 개입하느냐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신작이다. ‘오딘Q’와 ‘프로젝트 OQ’ 등 차기작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반등은 어렵다. 마지막은 조직이다. 인력 이탈이 시작되는 순간 회복은 더 어려워진다. 이번 계약에서 고용 안정이 강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실패로 끝난 카카오의 게임산업 도전...카카오게임즈는 계속 간다

이번 딜의 본질은 따로 있다.

이번 거래를 단순히 카카오게임즈의 위기로만 보면 반쪽짜리 해석이다. 더 중요한 건 이 사건이 보여주는 방향이다. 이번 매각은 카카오게임즈의 실패가 아니라, ‘카카오식 게임 전략’의 한계가 드러난 사건에 가깝다.

카카오는 그동안 투자와 퍼블리싱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키워왔다. 직접 만들기보다는 외부 스튜디오와 협업하고 가능성이 보이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얹는 방식이었다. 빠르게 판을 키우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조로는 결국 ‘남의 게임을 유통하는 회사’에 머물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건 플랫폼과 매출이지 오래 끌고 갈 힘 있는 IP는 아니다.

반면 넥슨과 크래프톤, 펄어비스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직접 만들고 실패를 감수하고 끝까지 끌고 가며 IP를 키웠다. 한 번 만든 게임을 5년, 10년씩 다듬고 확장했다. 그 집요한 축적이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결국 이번 매각은 카카오가 선택한 게임 사업 방식의 한계를 인정한 사건이다. 투자 중심 성장 모델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카카오게임즈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번 거래는 카카오게임즈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지고, 외부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유입된다.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투자를 받느냐, 직접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게임을 끝까지 책임지고 끌고 가느냐의 문제다.

펄어비스 역시 외부 자금을 활용했지만 ‘붉은사막’이라는 IP를 직접 만들고 완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았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방향을 놓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오딘’을 통해 한 번은 그 싸움을 해낸 경험이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제 조건은 다시 갖춰졌다. 자금은 확보됐고, 글로벌 파트너도 생겼다. 남은 건 결국 하나다. 다시 만들고,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다.

카카오의 실험은 여기서 멈췄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의 싸움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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