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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설업계, 이사회 재편하나…주총장에 오른 안전·세무·에너지 전문가...

이 전 장관은 2020년 이후 장관 취임 전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 2022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 자문 이력 누락 문제가 불거지기도...

건설업계, 이사회 재편하나…주총장에 오른 안전·세무·에너지 전문가...

건설사 주총 시즌, 이사회 재편·정관 정비 본격화

안전·세무·에너지·AI 전문가 전진 배치…책임경영 강화

집중투표제·전자주총·주주환원 확대…지배구조 변화 가속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건설사들이 안전·노동·세무·에너지·AI 분야 전문가를 이사회에 배치하고 있다. 주주총회(CG).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기범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건설사들이 이사회 재편과 정관 정비에 나서고 있다. 안전과 지배구조, 신사업, 주주환원을 둘러싼 경영 과제를 이사회 안건 전면에 배치하면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함께 끌어올리려는 흐름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고, GS건설은 24일, DL이앤씨는 25일, 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은 26일 주총을 연다.

이번 주총 안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회사별 이사 선임이다. 건설사들은 노동·안전, 세무·회계, 에너지, 인공지능(AI)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거나 안전 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전진 배치했다. 건설 현장 안전관리 강화와 세무 리스크 대응, 미래 사업 준비를 이사회 차원에서 챙기겠다는 뜻이 담겼다.

삼성물산은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회사는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노사관계 구축에 핵심적인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된 규제 환경 속에서 후보자의 정책 총괄 경험은 이사회 차원의 안전보건 점검 체계를 더욱 면밀히 관리·감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김민영 전 안텐진코리아 대표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고, 송규종 리조트부문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포함했다.

다만 과거 삼성 계열사 자문 이력과 관련해 독립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어, 향후 이사회 내 역할을 두고 시선이 엇갈릴 수 있다. 이 전 장관은 2020년 이후 장관 취임 전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 2022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 자문 이력 누락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6일 “퇴직 전 업무와 관련성은 인정되지만 취업을 승인할 특별한 사유가 있다”며 삼성물산 취업을 승인했다.

GS건설은 김태진 CSSO(최고안전전략책임자)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김 사장은 CFO와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현재 전사 안전·보건 내부통제 체계를 총괄하고 있다. GS건설은 “규제 대응에 그치지 않고 안전·보건 리스크를 전사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관련 경영 자원의 효율적·합리적 배분을 통해 실질적인 안전 수준 제고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안전 총괄 임원이 사내이사에 오르는 것은 GS건설 설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건설도 안전 책임자를 이사회에 합류시킨다. 현대건설은 신재점 안전품질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상정했다. 신 본부장은 현장소장과 주택사업본부 PD, 도시정비영업실장을 지냈고 올해부터 안전품질본부장을 맡고 있다.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향후 안전관리 부문 중장기 전략을 제시할 적임자”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정은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와 장화진 코히어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을 올렸다. 원전·에너지 사업 확대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염두에 둔 인선으로 읽힌다.

DL이앤씨는 조홍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이찬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조사4국장, 법인납세국장 등을 지낸 세무 행정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지난해 조사4국의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세무·회계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안 교수는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전문위원을 지냈고 한국국제회계학회와 한국세무학회에서 활동해 온 회계·세무 전문가다. 대우건설은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감시 기능과 지배구조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강민석 건축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안건도 상정했다.

재선임 안건도 적지 않다. GS건설은 허창수 회장 재선임안을 상정했다. 허 회장은 LG건설 시절인 2002년 사내이사에 합류한 뒤 장기간 이사회에 몸담아 왔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이사 재선임안을 올렸다. 2023년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김 대표는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첫 연임에 들어간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건설사들이 상법 개정 반영, 이사회 개편, 신사업 확대, 주주환원 강화를 핵심 안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소수주주 권한 넓히고 신사업 문 열고…건설사 주총 변화 본격화

정관 변경안에서는 상법 개정 반영이 핵심이다.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해 사외이사 관련 명칭과 감사위원 선임, 전자주주총회 등 지배구조 조항을 손질하는 안건이 잇따라 올랐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자주주총회 관련 근거를 정관에 반영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현대건설은 전자주주총회 도입과 이사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회 구성 강화까지 정관에 반영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 확대를 포함했고, 대우건설도 상법 개정에 맞춘 정관 변경안을 올렸다. 삼성E&A 역시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선임 규정 정비를 주총 안건에 담았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도 이번 주총 시즌의 공통 의제로 떠올랐다. 삼성물산과 GS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해당 조항 삭제 안건을 상정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때 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기업들이 정관에 뒀던 배제 조항을 없애면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주주 영향력도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

사업 목적 추가와 주주환원 안건도 함께 부상했다. 현대건설은 주거 운영 서비스와 디지털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향의 사업목적 추가 안건을 상정했다.단지 준공 이후 운영 서비스와 디지털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의도다.

GS건설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위치정보 및 위치 기반 서비스업’, ‘광고업 및 광고대행업’을 사업 목적에 넣는다. 자이홈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생활 플랫폼 기능을 키우고 에너지 사업 저변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명을 ‘IPARK현대산업개발’로 바꾸는 안건도 상정했다.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도 이어진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2800원, 우선주 1주당 2850원의 배당을 확정했고, 향후 3년간 최소 주당배당금을 2500원으로 높이는 계획도 제시했다. 현대건설도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을 각각 800원, 850원으로 늘렸다. DL이앤씨와 GS건설도 배당 확대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배당 대신 약 420억원 규모의 자사주 471만5000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건설사들이 수익성 둔화와 규제 강화, 산업재해 리스크, 신사업 발굴 필요성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 이사회부터 손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주총장은 각 회사가 어떤 위험을 무겁게 보고 있는지, 또 어디에서 다음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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