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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설 大개조, K-건설 생존 방정식]GS건설, '자이' 넘어 '글로벌 디벨로...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거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수년간 업계를 짓눌렀던 고금리 터널과 원자재 가격의 파고를 넘어선 지금, 국내 건설업체들에 주어진 과제는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건설 大개조, K-건설 생존 방정식]GS건설, '자이' 넘어 '글로벌 디벨로...

사진=AI 생성 이미지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거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수년간 업계를 짓눌렀던 고금리 터널과 원자재 가격의 파고를 넘어선 지금, 국내 건설업체들에 주어진 과제는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과거 건설이 땅을 다지고 건물을 올리는 '시공'의 영역에 머물렀다면, 현재 건설은 AI를 통한 공정 혁신,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 솔루션 그리고 국경을 넘나드는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의 집약체로 탈바꿈했다. 비즈니스플러스는 '건설 大개조, K-건설 생존 방정식' 기획을 통해 국내 건설 지형을 이끄는 주요 건설업체의 오늘과 내일을 분석해 각 사가 보유한 고유 DNA가 새로운 시장 환경과 만나 어떤 폭발적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GS건설이 '자이'(Xi)라는 강력한 주택 브랜드를 뛰어넘어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를 "미래 역량을 키우며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를 완성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선언했다. 과거 국내 주택 시장에 편중됐던 사업 구조를 과감히 탈피해 인도, 호주, 베트남을 잇는 '해외 신성장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허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정부 경제사절단 참여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인도와 베트남 등 주요 전략 국가의 경제 행사에 직접 참석하며 '세일즈 경영'의 선봉에 섰다. 특히 인도에서는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현지 재생에너지 기업인 수즐론에너지, 아리에너지와 '리파워링'(노후 시설 교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뽐냈다. 이미 인도 파투르에서 태양광 발전단지를 직접 운영하며 쌓은 신뢰가 신규 사업 확장의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다.

GS건설의 변화는 내부 인력 구성의 변화에서 극명하게 읽힌다. 2022년 말 기준 3000명에 육박했던 건축·주택 부문 인력은 2024년을 거쳐 2026년 현재 500명 이상 줄어든 상태다. 반면 플랜트 부문 인력은 2022년 대비 약 두 배 수준인 1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단순히 인원수를 조정하는 차원을 넘어, 회사의 무게중심을 '국내 주택'에서 '글로벌 엔지니어링'으로 옮기겠다는 허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이러한 인력 재배치는 국내 주택 시장의 한계를 직시한 결과이기도 하다. 2025년 기준 국내 주택 착공 물량은 과거 10년 평균의 절반 수준인 27만여 호에 그쳤다. 매출의 70% 이상을 주택 부문에서 벌어들이던 GS건설로서는 '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허 사장은 주택 시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 아래, 수익성이 높고 변동성이 적은 해외 인프라 및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윤홍 사장이 그리는 미래의 핵심 거점은 베트남이다. 단순한 시공을 넘어 스마트시티 개발과 데이터센터, 원전 인프라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GS건설은 호치민 인근 냐베 신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방대한 토지 사용권을 확보, 금융 비용을 낮추고 분양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여기에 현지 IT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AI와 IoT 기반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 스마트 에너지 관리 플랫폼을 결합하며 'K-스마트시티'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차별화된 분야인 '모듈러 주택'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폴란드의 단우드(Danwood)와 영국의 엘리먼트(Elements) 등 모듈러 전문 기업을 인수한 GS건설은 기성 주택 대비 공기를 단축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친환경 공법으로 북미와 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 흐름을 타격하고 있다. 이는 단순 수주를 넘어 현지에서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허 사장의 결단도 눈에 띈다. 신사업의 핵심 축이었던 글로벌 수처리 기업 'GS이니마'의 매각을 추진하며 대규모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알짜 자회사의 매각에 따른 외형 축소를 우려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산 유동화"로 평가한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SMR(소형모듈원자로) 설계 참여, 원전 EPC 역량 강화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재투자될 전망이다.

실제로 GS건설은 신월성과 신한울 등 대형 원전 준공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형 i-SMR 초도호기 설계에도 참여하며 원전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의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원전 도입 재개 움직임은 GS건설에게 또 다른 기회의 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품질'과 '안전'에 대한 기본을 다지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GS건설은 부실시공 이슈를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 전 현장에 AI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력에 의존하던 검측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오차 범위를 줄이고, 사고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예방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허윤홍 사장은 취임 이후 매년 신년사에서 품질 경영을 강조하며 고객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해왔다. "기본이 단단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지론은 현장의 작업 방식부터 수주 전략까지 회사의 DNA 전반을 교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허윤홍 사장의 경영 성적표에 주목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GS건설의 해외 매출 비중은 33.6%로 전년 대비 5.9%p 상승하며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호주의 노스이스트 링크(2조9762억원)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안정 궤도에 진입하고, 베트남과 인도의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될수록 GS건설의 기업 가치는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 시장 위축에 따른 건축 부문의 매출 감소를 해외 플랜트와 신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메워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GS이니마 매각 이후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허 사장의 당면 과제"라며 "에너지 디벨로퍼와 스마트시티 전문가로서의 변신이 성공한다면 GS건설은 주택 건설사를 넘어 글로벌 엔지니어링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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