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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개표소 봉쇄한 시위대 “재선거”…부정선거론자 합류에 마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문제로 촉발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서울 잠실에서 주말 내내 이어졌다.

개표소 봉쇄한 시위대 “재선거”…부정선거론자 합류에 마찰

개표소 입구 막은 시위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7일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를 봉쇄한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소 강제해산 후 다시 운집

공원 찾은 시민 뒤섞여 북새통

황교안 등 극우 인사 방문에

“부정선거 구호 말라” 실랑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문제로 촉발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서울 잠실에서 주말 내내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투·개표함 반출을 막고 있는 가운데 황교안 전 국무총리,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 등 ‘부정선거론’을 주장해온 극우 인사·유튜버 등도 속속 합류하며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다.

7일 개표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 공원이나 주변 콘서트홀을 찾은 시민 등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6일 최대 3만~4만명에 달했던 시위 참여자 수는 사흘째에 접어든 이날 1만명 안팎 규모로 줄었지만 경기장 출입구는 여전히 모두 봉쇄된 상태다. 경기장 내 편의점도 물품을 반·출입할 때마다 시위대의 검문검색을 받았다. 개표소에 갇혔던 것으로 알려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0~30명은 지난 6일 새벽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으나 선관위는 이를 공식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날 참여자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재선거’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 등을 들며 연신 구호를 외쳤다. 자원봉사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보낸 모자, 음료, 간식 등을 나르며 시위 참여자들에게 나눠줬다.

2030 참여자 비중이 높았다. 시위에 참여한 권혁민씨(26)는 “2030 남녀가 시위대의 절반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대학생 강모씨(23)는 “정치적 선동이나 폭력 없이, 참정권이라는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의 움직임으로 봐달라”고 했다.

이날 황 전 총리, 김현태 전 707단장 등 일부 극우 정치인과 유튜버들도 현장에 합류했다. 모스 탄 교수도 지난 6일 현장을 찾아 “명백한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극우 인사들의 합류로 전반적인 시위의 방향성이나 성격을 놓고 참여자 간 마찰도 빚어졌다. 권씨는 “특정 정당 비방이나 극우, 부정선거 구호는 배척한다”며 “정치적인 것이 아닌 ‘재선거’라는 단일 의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 초기부터 허점을 드러낸 선관위의 선거관리가 불신을 자초하고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파구 선거사무원 단체대화방 등을 보면 지난 3일 오후 2시쯤부터 이미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선관위에 보고됐고, 4시부터는 투표 중단이 속출했다. 선관위는 오후 5시45분에야 “투표용지를 이송 중”이라는 첫 공식 입장을 내면서 “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불가능한 것이란 오해 없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선관위 해명과 달리 혼란은 더욱 커졌다.

투표용지가 공급된 뒤에도 서울시선관위 직원들이 오후 8시가 넘어 투표소에 도착하면서 투표가 지연됐고, 투표 종료시각을 놓고 항의가 잇따르는 등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졌다. 오후 9시가 되어서야 대국민 사과에 나선 선관위는 구체적 배경 등은 생략한 채 “투표용지를 덜 준비했다”는 군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선관위는 초기 사태 파악도 제대로 못해 애초 “14곳”이라던 투표 중단 지역은 이후 50곳으로 늘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행정적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미시적 논리만 따지다가 의혹과 불신이라는 더 큰 사회적 갈등 비용을 발생시킨 패착”이라며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위해 선관위의 행정 부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부터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직적 부정선거를 획책하려고 투표용지를 부족하게 만든다는 것은 지극히 증거도 없고 비합리적인 주장”이라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세력과는 명확히 선을 그어야 선관위에 문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주장이 정당한 공감대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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